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김 여사는 이날 리야드의 유일한 여성대학인 프린세스 누라 대학을 방문해 이 대학의 한국어 학습 모임인 ‘가람’ 회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가람’은 ‘강’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자 ‘관대하다’는 뜻을 가진 아랍어 ‘카람’과 비슷해 ‘강과 같이 관대하자’는 의미로 선정된 이름이라고 한다.
김 여사는 아직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한글과 아랍어가 함께 적힌 인사말 카드를 보여주며 “종이 위 서로 다른 글자 사이는 가깝지만 두 개의 언어, 두 개의 세계 사이는 커다란 바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애정을 갖고 다가간 것처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관대함으로 한국과 사우디를 넘어 세계를 잇는 다리가 돼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여사는 현지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대장금’에 나온 대사를 인용, “여러분, 각자 자신 안에 있는 꽃을 피워 내시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에 학생들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또 김 여사는 ‘내 삶의 한류’, ‘BTS 콘서트 방문’ 등을 주제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대부분 BTS, 소녀시대 등 K팝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이문세와 송골매의 노래까지 즐겨듣고 있다는 학생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중 하나로 ‘스카이캐슬’을 꼽자, 김 여사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스카이캐슬?”이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다른 학생이 송골매의 노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인용해 “어쩌다 마주친 한류에 내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고 소개하자, 김 여사는 “우리는 동시대에 산다”고 웃음 지었다.
김 여사는 제주 해녀 모양을 딴 이름표 꽂이와 학생들의 한글 이름을 새긴 머그컵을 선물했고, 학생들은 김 여사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김 여사는 이 대학의 아이나스 알레이사 총장과 간담회를 하고 여성 교육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알레이사 총장은 “숙명여대가 디자인 단과대학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앞으로 이화여대, 서울대와 과학·공학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여사는 “탁월한 졸업생들이 사우디 미래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면서 “교류 협력을 시작했다고 하시니 더 많은 학생과 더 많은 학과가 교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는 그간 국내에서 열리는 한글 관련 행사는 물론, 해외순방 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만나는 일정을 빼놓지 않고 해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