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내 이어진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음료부터 가공식품, 외식 메뉴까지 가격 인상 릴레이가 새해 벽두부터 시작됐다.
기업들은 원재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증가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2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가계경제에 새해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hy는 편의점 GS25와 합작해 만든 PB브랜드 ‘야쿠르트 그랜드 280㎖’, ‘야쿠르트그랜드라이트’, ‘야쿠르트그랜드딸기280㎖’ 가격을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올렸다. ‘마블야쿠르트그랜드450㎖’도 기존 1800원에서 19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동원F&B도 자사 덴마크 브랜드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0% 올려 잡았다. ‘덴마크 오리진 돌체라떼250㎖’, ‘오리진 카페라떼250㎖’, ‘오리진 토피넛라떼250㎖’, ‘콩카페 연유라떼250㎖’, ‘콩카페 코코넛라떼250㎖’ 가격을 기존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인상했다.
매일유업도 컵 커피 브랜드 ‘바리스타룰스’와 ‘마이카페라떼’ 출고 가격을 8~12.5% 인상했다. 약 4년 만에 200원가량 인상하는 셈이다.
코카콜라음료도 코카콜라 등 주요 음료 가격을 최대 6.6% 인상했다. 가장 많이 찾는 250㎖ 제품 가격은 1500원에서 1600원, 1.5ℓ제품은 3600원에서 3800원으로 조정됐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17일부터 대표 제품 칠성사이다·펩시콜라를 포함한 음료 26종 가격을 평균 6.8% 올렸다. 롯데칠성음료 사이다와 콜라 가격 조정은 지난해만 두 번째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2월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를 포함해 일부 음료 판매가격을 평균 4.7% 인상했다.
이온 음료 가격도 올랐다. 동아오츠카는 새해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포카리스웨트 3종과 데미소다 3종, 데자와 2종 등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폭은 포카리스웨트는 평균 4.7%, 데미소다는 7.1%, 데자와는 8.5%다.
대표 제품인 포카리스웨트는 250㎖ 캔이 1400원에서 1500원으로, 620㎖는 2300원에서 2400원으로, 1.5ℓ 제품은 3500원에서 3600원으로 각각 100원씩 가격이 상승했다.
◆과자·캡슐커피·원두도 가격 인상 대열 합류
과자 가격 인상도 이어졌다. 농심켈로그가 수입해 판매하는 ‘프링글스’ 소형 제품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5.9%), 대형은 3500원에서 3700원으로 200원(5.7%) 비싸졌다. 평균 인상 폭은 5.8%다.
외식 메뉴 가격도 뛰고 있다. 써브웨이는 오는 3일부터 샌드위치 15cm 가격을 평균 5.1%(283원) 인상한다. 샌드위치 30cm는 8.3%(817원), 샐러드는 3.9%(283원) 오른다.
명랑핫도그는 지난달 29일부터 핫도그류 가격을 500원 올렸고, ‘가성비 버거’로 인지도를 높인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는 같은 달 28일 평균 2.8%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릴드 불고기 세트는 3900원에서 4200원으로 높아졌다.
‘치킨 2만원 시대’는 이미 열렸다.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총대를 멨다. 교촌은 지난해 11월부터 제품 권장 가격을 평균 8.1% 올렸다. 대표메뉴인 ‘교촌 오리지날’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됐다. bhc도 치킨값을 최대 2000원 올렸다. 주요 제품인 ‘해바라기 후라이드’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뿌링클 콤보’는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랐다.
공차코리아도 일부 음료 메뉴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인상 품목은 전체 37개 메뉴 중 밀크티·스무디·커피류 등 총 21종이다.
캡슐커피와 원두 가격도 새해부터 달라졌다. 네슬레코리아는 1일부터 캡슐커피 가격을 약 10% 올렸다.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웹숍,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판매되는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캡슐은 8900원에서 9800원으로 10.1%, 스타벅스 캡슐도 7900원에서 8700원으로 11.5% 인상됐다. 네슬레코리아가 국내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스타벅스 원두 30여종 가격도 10% 뛰었다.
◆작년 소비자 물가 2.5%↑ 10년 만 ‘최고’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1년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19년(0.4%)과 2020년(0.5%) 2년 연속 0%대에 그쳤으나 올해 2% 중반대로 뛰어올랐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3.2% 올랐다. 역시 2011년(4.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식음료 등 물가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원자재 가격, 글로벌 공급망 등 상황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시차가 있으므로 당분간은 상당히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팜유, 곡물, 밀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고 페트, 알루미늄 가격도 전년 대비 상승하고 있어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며 “물류비에 인건비까지 늘어나면서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