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약 4조원 규모 천궁-II(M-SAM 블록-2) 수출계약 체결을 목전에 뒀다.
23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UAE와 천궁-II 수출계약을 최종 사인만 남겨 둔 상태다. 이르면 내년 1월 내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천궁-II 계약은 단일 유도무기 수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천궁-II는 탄도탄 및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201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했다. 2018년부터 생산에 착수해 2023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천궁-II는 사격통제소, 다기능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 등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된다. 발사대 하나당 요격 미사일 8발을 실을 수 있다.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 차량은 기아와 한화디펜스가 개발했다. UAE 수출 과정에서도 LIG넥스원과 함께 이들 기업이 ‘원팀’을 꾸려 수주전에 나섰다.
최첨단 유도무기 수출은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극소수 선진국들이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수출 대상 국가와의 폭넓은 신뢰 관계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중동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사업 전문인력 확보, 양성과 전문조직 신설 등 투자를 지속했다. 특히 2006년 UAE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사무소를 개소했고, 2011년부터는 UAE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IDEX(International Defence Exhibition & Conference)를 비롯한 중동지역 국제 방산전시회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해외사업 외연 확대 결과, LIG넥스원은 미국과 이스라엘 업체를 제치고 천궁-II 수주를 앞두게 됐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 유관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체계, 협력회사를 비롯한 방산업계의 긴밀한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중견·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난공불락이던 중동시장에서 첫발을 뗀 LIG넥스원은 방어용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한 추가 수출을 겨냥한다. UAE와 함께 중동시장 양대 산맥인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개척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