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의 ‘MZ세대 변호사 이탈’이 잦아지면서 로펌들이 잇따라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피’의 유출을 막으려는 로펌 전략은 연봉과 성과급 인상 등 금전적 측면부터 적성에 따른 사건 배분과 유연근무제 도입과 같은 업무 환경 변화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로펌들은 2030세대 변호사들의 유출에 곤란을 겪는 중이다. 대기업 사내변호사나 IT업계, 스타트업까지 MZ세대 변호사들의 ‘러시’는 여러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한 로펌 관계자는 “전체 산업군에서 발생하고 있는 추세라 로펌만의 뾰족한 대응 방안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직종이나 법인이 안 맞아서 나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법인으로 가면 대책이 있을 텐데 그렇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로펌들은 이탈방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짜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법무법인 동인이 가장 적극적이다.
동인은 최근 ‘뉴 계약파트너(New CP, New Contract Partner)’ 제도를 신설했다. 뉴 계약파트너 제도는 7~8년 차의 이른바 ‘어쏘 변호사(Associate Attorney)’를 대상으로 ‘뉴 CP(Contract Partner)’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높은 연차의 어쏘 변호사 이탈 방지와 로펌 내 파트너 변호사로 안정적인 연착을 유도하는 계획이다.
뉴 계약파트너 제도에는 최대 3년간 △본인이 수임한 사건에 대해 EP(Equity Partner) 수준의 높은 인센티브 제공 △수임 여력이 안 되면 파트너 변호사에게 사건을 배당받아 처리한 뒤 함께 수익 분배 △수임이 전혀 없을 경우 로펌으로부터 일정액의 기본 급여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동인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업무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취지”라며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도 탄력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이탈방지책으로 택한 로펌도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저연차 변호사에게도 성과급 지급 △업계 최고 수준 연봉 △해외유학, 기타 통신비, 체력단련비, 식대, 교통비, 어학교육비 등 복지혜택 등에 더해 △유연한 근무방식 채택 △수평적 조직문화로 개편 등도 검토 중이다. 법무법인 바른도 업무 분장에서의 의견 청취와 성과급 제도 확대를 시행한다.
율촌 역시 유연근무제, 시차출퇴근제, 재량근무제 등 유연한 근로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어쏘 위원회'를 만들어 사내 전략에 MZ변호사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연봉 외 금전적 지원이나 변호사 적성에 맞는 사건 배분도 눈에 띈다. 법무법인 해율은 변호사 개업비와 회비를 유동적으로 지원하고, 변호사가 관심이 있고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사건 위주로 배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해율 관계자는 “변호사는 이직의 여지가 많다. 어디서든 변호사는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유연성을 보장하는 복지와 변호사들의 경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대륙아주는 MZ세대를 포함한 전 직원 리텐션(retention: 유능한 직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수립 중이다. 대륙아주 관계자는 “대표변호사 주도하에 내부적으로 전략을 구상 중”이라며 “내년 초 실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외부에 오픈할 상황은 아니지만, 대비는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