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 친환경 관련 사업부를 신설한 만큼 공모 과정에도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요인이 반영될 전망이다. 특히 폐기물 처리업체 KG ETS 인수에 성공할 경우 건설업종에 대한 저평가 현상도 극복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날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후 주관사단과 공모 일정을 조율한 뒤 내년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조3907억원, 영업이익 31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매출 규모는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5%가량 증가했다. 빠른 속도로 이익이 개선되며 상장 후 '몸값' 역시 최대 10조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건설업종에 대한 저평가 현상은 극복 과제로 거론된다. 건설업은 부동산 경기와 정부 정책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최근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0.8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PBR 기준으로 10조원의 기업가치를 계산하려면 약 3.0배의 배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가치의 근거로 최근 추진 중인 에너지·환경 사업을 적극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7월 친환경 사업을 전담하는 G2E(Green Environment & Energy) 사업부를 신설했다. 최근에는 폐기물 처리업체인 KG ETS 환경에너지 사업부 인수 역시 추진 중이다.
KG ETS 인수에는 현재 폐기물처리업을 영위 중인 에코비트, E&F프라이빗에쿼티와 유진프라이빗에쿼티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다수가 참여했다. 다만 폐기물처리산업이 각광을 받으며 폐기물 소각장의 가치가 크게 상승한 터라 SI인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가 주요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업은 건설사와 사업적 유사성이 커 진출이 용이한 데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ESG 흐름에도 부합하는 사업"이라며 "최근 거래된 폐기물 소각장의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배수가 15~16배 선으로 높은 편이었으나 현대엔지니어링 같은 SI라면 향후 시너지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