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3년 만에 IPO 재추진…FI 퇴로 마련

2021-11-17 09:42
  • 글자크기 설정

내달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내년 상반기 완료 계획

IPO 성공 시 FI 지분 매각 가능…교보생명 새 주주 확보도

교보생명이 두 차례 연기했던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2023년 도입 예정인 새보험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자본 확충과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초석으로 분석된다.

[사진=교보생명]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IPO 재개는 어피니티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피니티와의 갈등 원인이 IPO 불발에 있었던 만큼, 이번 IPO가 성공할 경우 어피니티를 비롯한 전략적투자자(FI)의 지분 매각 퇴로를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을 재개하기로 의결했다.
교보생명은 내달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중 IPO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공모 규모와 시기는 시장 상황을 검토해 확정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이 IPO에 성공하면 동양생명(2009년), 한화·삼성생명(2010년), 미래에셋생명(2015년), 오렌지라이프(2017년)에 이어 국내 여섯 번째 상장 생명보험사가 된다.

교보생명의 IPO 재추진은 지난 2018년에 이어 3년 만이다. 교보생명은 IPO 재추진 이유로 자본확충을 꼽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IPO 성공을 통해 2023년부터 적용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따른 자본 조달 방법을 다양화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금융지주사 전환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투자 여건이 다소 개선된 점도 교보생명이 IPO를 재추진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보험사에 대한 투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KRX보험 지수는 지난달 23일 이후 약 한 달간 상승률이 5.6%에 달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에 대한 투자관심 외에도 교보생명과 FI와의 풋옵션 갈등 역시 이번 IPO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풋옵션 갈등이 앞서 교보생명이 IPO에 실패하면서 진행된 만큼, IPO에 성공할 경우 FI에 지분 매각 기회를 제공하고, 교보생명 역시 새 주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IMM PE, 베어링 PEA, GIC)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했다. 당시 교보생명은 FI에 2015년까지 IPO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교보생명과 FI는 IPO 추진 기한을 2018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교보생명은 IPO에 실패했다. 이에 FI는 주주 간 계약에 따라 교보생명에 주당 40만9000원에 주식을 매수하는 풋옵션을 요구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등 생보사에 대한 투자 관심이 늘어난 점도 큰 이유이지만 사실상 FI의 지분 매각을 지원하기 위함으로 보인다"면서 "앞서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결과 FI의 풋옵션 행사 자체에 대해서는 불법성이 없다고 판정이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보생명이 IPO를 추진할 경우 FI 입장에서는 지분 매각을 위해 교보생명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