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각 업종을 대표하는 대장주의 주가하락을 예상하는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증시가 전인미답의 고지에 오르는 동안 각 업종대표주는 대표적인 투자처였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상승폭이 컸던 업종대표주의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의 조언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들어 지금까지 국내 증권사에서 총 115개의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나온 목표가 하향 보고서는 총 100개다. 단 12일 만에 지난달 전체보다 많은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가 쏟아졌다.
목표가 하향 두드러진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내린 보고서는 10월에만 7개나 나왔다. 이유는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소외되고있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매장 축소 및 브랜드 리뉴얼에 따라 역성장을 지속하던 이니스프리가 예상대비 크게 부진하다"고 설명했고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정비 부담을 지는 오프라인 채널 매장 수 급감에도 불구 온라인 채널과 기능성 라인 강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집행이 집중되며 수익성 개선 속도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목표가 하향 보고서가 4개 나온 LG생활건강도 아모레퍼시픽과 비슷한 진단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실적을 견인해 온 브랜드 '후'의 성장 둔화에 이어 '후'를 잇는 세컨드 브랜드가 없다"며 "중국 전자상거래법 강화 기조와 다이궁 활동 위축 등도 악재"라고 평가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도 목표가 하향 '뭇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도 10월 들어 6개가 나왔다.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을 전망하는 이유는 종목 자체에 있기보다는 글로벌 경제의 둔화에 따른 우려가 더 크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에 부합하지만 헝다 사태와 전력난 이슈 등으로 중국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고 미국의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국과 미국의 경제 둔화 리스크와 반도체 가격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전력 제한 이슈를 삼성전자의 악재로 꼽았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전력 제한 이슈가 메모리 업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메모리는 생산 차질 없이 원활하게 전방 업체들에 전달됐지만 메모리 외 IT 부품들의 조달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OLED도 부진…"개별 종목 옥석 가리기 필요해"
OLED 대장주 LG디스플레이도 목표주가가 줄하향됐다. 목표가 하향 보고서가 10월에만 7개가 나왔다. 이유는 TV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운송 운임도 상승세다보니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TV 패널가격이 하락 반전하기 시작했고 세트업체들이 하반기 TV 수요 둔화를 우려해 보수적인 재고관리를 하면서 출하량이 지난 분기 대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TV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 없다"며 "다만 LG디스플레이는 IT 패널 경쟁력이 높아서 흑자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최근 셀트리온(바이오)과 HMM(해운), 엔씨소프트(게임) 등 각 업종 대표주에서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각종 겹악재로 조정에 들어서면서 무작정 업종 대표주만 따라가기보다는 각 기업의 실적과 이슈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높아졌다"며 "만약 모멘텀이 살아있는데 조정장에 따라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라면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