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특별검사법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국민의힘이 민주당 호남 경선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 특검법과 국조 요구서가 처리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특검법과 국조 요구서를 제출했다. 범여권 의석이 180석 가까이 되기 때문에 해당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당 유착, 국기문란 고발사주 사건으로 지난 총선에 개입해 표를 도둑질하려던 윤석열 검찰과 국민의힘이 물타기를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꺼내 들었다”며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경찰이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수상한 자금흐름이 포착된 화천대유 자산관리의 금융자료를 받고서도 기본 중의 기본인 계좌추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경찰의 수사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현 시점에서,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려면 특검과 국정조사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30여명의 의원들이 특검법과 국조 요구서에 동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현재 경선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는 53.71%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2위인 이 전 대표는 32.46%로 이 지사를 쫓고 있다.
최근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일부 주춤하는 현상을 보이는 데다, 호남 경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상승하는 조짐이 감지된다. 만약 이 전 대표가 호남 경선에서 결선 투표로 갈 수 있을 정도의 승리를 거둔다면, 이낙연계 의원들이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설 수도 있단 얘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은 특검과 국조를 요구하는데 그건 제가 아니라고 말했다”며 “이 지사 본인이 수사에 100% 동의한다고 했으니 지금 진행되는 경찰 수사가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특검과 국조가 적절하지 않다면 남은 건 검·경의 수사뿐이다. 그거라도 해서 털어내는 게 민주당의 짐을 더는 길”이라고 했다. 검·경의 수사가 늦어질 경우,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내비친 셈이다.
이와 관련,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건 사실상 우리 민주당 내부 분열시키려고 하는 그런, 사실 공작정치 아니냐”며 “내부 분열을 전제로 한 이런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우리 당의 대표를 했던 분이다. 이분이 부화뇌동하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