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날 페이스북과 구글(알파벳),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616개의 기업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건당 100만 달러(약 10억원) 이상의 M&A지만, 당국에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규모였다.
여당 측 레베카 슬로터 FTC 위원은 “(빅테크 기업의) M&A를 개별 건으로 보면 별다른 영향력이 없어 보이지만, 소규모 기업 수백개를 인수했을 땐 독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측의 크리스틴 윌슨 FTC 위원은 헬스케어 부문의 M&A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FTC는 페이스북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이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같은 잠재적 경쟁자들을 M&A해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는 게 FTC의 주장이다. 이는 향후 빅테크 기업의 M&A가 더 까다로워질 것임을 시사한다.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카카오 네이버 계열사 기업결합심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카카오 44건, 네이버 32건 등 총 76건의 기업결합 심사가 있었고, 이는 수평·수직·혼합·결합유형에 관계없이 모두 승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76건의 기업결합심사 중 10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규모가 작아 간이심사 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자녀가 재직 중이고, 공정위가 조사에 들어간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기업결합 심사도 같은 기간 3건이 있었는데 모두 승인됐다. 카카오는 올해 6월 기준, 해외 법인을 포함해 총 15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플랫폼 기업이 무분별한 M&A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기업결합 심사 기준을 보완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스타트업 M&A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카카오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골프, 교육, 게임,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인수해온 M&A 시장의 ‘큰손’이었다.
연창학 블록오디세이 대표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카카오가 지난 6년간 인수한 기업이 93개라고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93개사가 카카오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했다는 의미”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국내 스타트업 환경이 혁신하려면 엑시트가 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