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금 가격이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가공식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식품 물가가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8월 공업제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로 2년 전 대비 3.2%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출고가가 인상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소금 가격이 지난해 8월보다 14.6% 올라 2012년 7월(23.6%) 상승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소금 가격의 월별 상승률은 △4월 4.9% △5월 5.4% △6월 6.4% △7월 8.6% △8월 14.6% 등으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이는 최근 염전 감소와 잦은 비로 천일염 생산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6월 비축 천일염 4763톤(t)을 시장에 풀며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오는 10~12월 김장철을 맞아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통계청은 소금 가격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등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금 외에도 드레싱(11.9%), 식초(10.8%), 잼(8.8%), 물엿(7.9%), 참기름(7.5%), 식용유(5.1%)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미료 가격이 상승했다.
막걸리는 쌀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덩달아 가격이 17.1% 올랐고, 빵(5.9%)과 떡(5.8%)도 함께 올랐다.
비스킷(11.1%), 스낵과자(4.7%) 등 간식류 가격도 올랐다. 국수(10.7%), 파스타면(4.4%) 등 식재료, 햄·베이컨(7.6%), 생선통조림(6.8%), 부침가루(6.1%), 두부(5.5%), 된장(4.3%) 등 부식 재료도 오름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도 여전히 상승세였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7.8% 올랐으며 달걀(54.6%), 시금치(35.5%), 고춧가루(26.1%) 등의 오름폭이 컸다.
식품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이달부터 국민지원금 지급·신청이 시작된다.
당초 정부는 연간 기준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물가가 꺾이지 않으면서 연간 2%대 물가상승률은 현실이 될 전망이다.
올해 1~8월 누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2.0%로 올라섰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하회하려면 올해 남은 4개월간 매달 물가상승률이 2%를 밑돌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2.1%로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