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리츠가 일반 공모 청약에서 흥행조짐을 일으키면서 리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리츠는 특이한 수익구조 때문에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번 SK리츠 공모청약도 증거금을 많이 입금해야 배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100% 비례 배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일반투자자에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있었다. 하지만 19조원이나 되는 자금이 몰렸다는 소식에 리츠에 대해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리츠 활성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증시에 상장한 리츠가 많아졌다.
주가도 좋지만 배당이 알짜…이익 90% 무조건 배당
리츠에 투자하려면 리츠투자의 수익구조는 다른 일반 종목과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리츠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에 어울리는 종목이다. '주가 상승→매도→차익 실현'이라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장기보유에 따른 배당을 노리는 게 리츠투자다.
리츠는 금융투자업계를 통해 자본을 유치하고 총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하는 상법상의 주식회사다. 그리고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무조건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하는 회사다. 이익의 90% 배당 의무는 '부동산투자회사법 제28조'에 나온 강제 규정이다.
일반적으로 리츠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오히려 배당률을 높인다. 주식은 주가가 하락해 평가이익이 줄더라도 팔지만 않으면 감익이 확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리츠는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은 더 받을 수 있으니 안정적인 중위험·중수익 추구형 상품이라는 평가다.
이번 SK리츠의 흥행이유도 배당에 있다. 기본적으로 반기와 연배당을 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SK리츠는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수익을 확인하는 주기가 빨라지니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상장 리츠 14곳…올해 배당만 2173억
이번 일반 공모에서 SK리츠를 잡지 못한 투자자라고 해도 리츠 투자의 길은 열려있다. 이미 상장해 운영 중인 리츠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상장리츠 중 가장 큰 곳은 롯데리츠다. 지난 2019년에 상장했다. 롯데쇼핑이 대주주다. 롯데 계열사의 건물과 물류 창고 등을 자산으로 편입해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에만 617억원이 넘는 돈을 배당으로 풀었다.
이어 ESR켄달스퀘어리츠가 두 번째로 크다. 물류센터를 주로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하는 곳이다. 쿠팡이 주요 고객으로 이번 물류센터 화재때문에 몸값이 더 올라가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영업이익을 거두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다. 올해에도 192억원을 배당했다.
이어 제이알글로벌리츠도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염두에 둘만 하다. 올해 배당한 금액만 567억원에 달한다. 현대자산운용과 메리츠증권, KB증권 등이 주요 주주로 있는 곳이다. 벨기에 현지에 재무부와 복지부 등 국가기관이 입주한 건물을 운용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신한알파리츠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배당수익이 다르다.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는 1주당 164원을 배당했고, 우선주는 411원을 배당했다. 총 102억원을 배당했다. 판교 크래프톤타워와 서울 중구의 신한L타워, 테헤란로의 삼성화재 역삼빌딩 등을 운용한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이름처럼 주유소를 운용해 수익을 노리는 리츠다. 현대오일뱅크와 SK네트웍스의 주유소를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한다. 올해 총 207억원을 배당으로 나눠젔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 계열의 리츠다. 뉴코아 백화점과 뉴코아 아울렛을 직접 소유하거나 간접 소유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올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223억원이다.
그 밖에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미래에셋맵스리츠, NH프라임리츠, 케이탑리츠, 에이리츠, 모두투어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등 총 14개의 리츠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14곳에서 올해 배당한 금액은 총 2173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중위험·중수익 성향의 투자자라면 리츠투자를 고려할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상장 리츠는 정적인 현금흐름 기반 위에 4~6% 수준의 시가배당률을 꾸준히 기대할 수 있다"며 "기존 상장리츠의 대형화와 신규 리츠 상장이 맞물리면서 상장리츠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