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뷰] “토론하자 했더니 탄핵?”…격해지는 李-尹 갈등

2021-08-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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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준위 토론회 앞두고 윤석열 측 불쾌감 ‘역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보의 비전을 검증하기 위해 ‘토론하자’ 했더니 ‘탄핵하자’가 튀어나오면 당원들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12일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페이스북)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경선 예비후보 간 토론회를 두고 이준석 대표 측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감정싸움이 급기야 ‘탄핵’ 논란으로 번졌다. 신지호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이 전날 “당 대표의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거면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니냐”고 말한 것.
발단은 경준위의 토론회 개최였다. 경준위는 오는 18일 경제 분야, 25일 경제 외 전 분야에 관한 토론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신 실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경준위의 월권행위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누차 강조했던 8월 말 경선버스 출발이라는 스케줄을 지켜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출범하기 전 경준위 주관으로 토론회를 실시하는 게 월권이라는 얘기다.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가장 큰 문제는 윤 전 총장 발언 리스크 관리다. 이미 “주 120시간”, “대구 민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없었다”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만큼 토론회에 바로 뛰어들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참여를 안 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경준위는 당 후보들에게 의무적으로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공지했다. 앞서 두 차례의 당 행사에 불참한 만큼 이번 토론회에 불참할 경우 ‘패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 등뿐만 아니라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참석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려운 상황 때문에 경준위의 당 행사 기획에 대한 비판으로 전선을 옮기려다 ‘실언’을 자초한 모양새다.

이 대표는 즉각 반격에서 나섰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탄핵 얘기까지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지도부 없을 때 입당부터, 뭐가 그리 잘못돼서 당내 행사 보이콧 종용을 하고, 이제는 탄핵 거론까지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진 보이콧 종용 사태 때도 캠프 내에 직이 없는 중진 의원들의 일탈 행동이라고 회피했는데, 캠프 내에 주요한 직에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서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을지 보겠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다 잊힌 ‘탄핵’을 거론하는 분들은 속히 캠프를 떠나야 한다. 탄핵이 그렇게 좋던가”라며 “대표께선 속히 윤리위를 구성해 엄정한 처분을 요구한다”고 했다. 자신을 ‘진윤 감별사’로 지칭한 유승민 캠프에도 화살을 돌렸다.

김철근 대표 정무실장은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다. 왜 이런 막말을 하나. 이분들 눈엔 정권교체가 안 보이나. 이미 권력을 잡았다고 아무나 뭉개면 된다고 생각하나”라며 “아님 벌써 마음은 당권에 가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홍준표 의원도 “보수우파 궤멸에 앞장서다가 토사구팽돼 선회하신 분이 점령군인 양 행세하며 일부 철없는 정치인들을 앞세워 국민과 당원이 뽑은 우리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며 “1일 1실언으로 당 지지율조차 까먹게 하는 것을 반성하셔야지 정치가 그리 쉽고 만만한 것으로 아셨나”라고 했다. 이어 “자중하고 당원이 됐으면 당 방침에 순응하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신 실장은 “이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분명히 아님을 밝힌다”며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당과 각 후보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순조롭게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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