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통계청(PSA)은 10일, 올해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 속보치)이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경제가 타격을 받은 2020년 1분기 이후 필리핀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었으나, 6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다만 신종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2분기 대비로는 7.2% 하락, 완전한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GDP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17.0%를 기록, 역대 최대 하락폭을 경신한 전년 동기에 대한 반동으로, 198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칼 켄드릭 추아 국가경제개발청(NEDA) 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방역정책을 기업의 경제활동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추진한 결과, 큰 폭의 플러스 성장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2분기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플러스를 기록했다. GDP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소비는 7.2% 증가해 5분기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정부의 공공투자 확대와 기업의 경영활동 정상화 등으로 건설은 33.4% 증가, 설비투자는 89.2% 증가를 기록했다. 수출도 27.0%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통계청은 1분기의 GDP를 4.2% 감소(속보치)에서 3.9% 감소로 수정했다. 2분기는 플러스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으나,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 메트로 마닐라에는 이달 20일까지 약 2주간에 걸쳐 가장 강화된 외출·이동제한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3분기에 재차 마이너스로 전환될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는 올해 연간 GDP를 전년 대비 6.0~7.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통계청은 이와 같은 예측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 추아 장관은 "예측치 달성 여부는 현재의 강화된 제한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