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6월 16일부터 12월 15일까지 '성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 방안'을 주제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에 연구용역을 실시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인권위는 정치영역에서의 여성 과소대표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4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2.6%포인트)를 실시하고 전현직 국회의원 및 보좌진, 전 시의원 등의 정치관계자, 20·30대 출마자 및 선거운동원 등 37명을 대상으로 심층 및 초점집단인터뷰를 진행했다.
특히 인권위는 20대 여성 및 남성 간 차이를 심층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연구대상으로 20대 남녀를 각 700명씩 선정해 가중치를 주고 30대 이후 표본 700명을 설정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인권위는 이번 연구 설문조사를 통해 할당제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검토했는데, 검토 결과 할당제에 대한 여성의 찬성 비율은 과반을 넘은 반면 남성은 30%에 머물러 가장 큰 격차를 보이는 영역으로 확인됐다.
또 여성 역시 여성에 초점을 둔 여성 할당제보다 성별 할당제를 선호하며, 남성과 여성 모두 입법적 할당제보다 정당의 자발적 할당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이런 결과가 시사하는 것은 기존의 여성에 초점을 둔 하향식 할당제보다 대표성의 성균형, 즉 민주적 대표성과 정당의 자발적인 상향식 접근의 할당제로 할당제의 담론과 실천 접근 방식에 대한 변화의 요구가 사회 저변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여성운동의 전략 제언으로 △할당제 전략의 다변화 △개헌의 정치적 기회 활용 △평등 규범의 확산 등을 제시했다.
인권위는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선거관리위원회 기능과 역할에 주목하며 여성대표성 신장을 위해 정당, 국회와 더불어 선관위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다양한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성평등한 정치대표성 확보를 위한 정책 과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