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정부가 투자 회수 활성화를 위한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은 엑시트를 목표로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유니콘 기업은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뤄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화하지 않고, 불안정한 상태"라며 "엑시콘이 되기 위해선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를 선택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이어 “막연히 ‘엑시콘이 될 거야’ 하는 목표보다는, 상장을 국내에 할 건지 해외에 할 건지, 해외에 한다면 어떤 국가에 할 건지 등을 세세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마라톤을 할 때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달리면 주목은 받을 수 있겠지만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할 수 없다. 국내 유니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선 자사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단계적인 계획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벤처 생태계 강화 방향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유니콘 기업이 엑시트하기 위해선 M&A 시장을 활성화하고 벤처투자 시장 내 민간자본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예산과 공공부문의 출자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민간 자금 출자 규모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민간자금 투자도 공공부문과 함께 균형 있게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주도 투자 활성화를 위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분리한 시장친화적인 투자 환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규모가 작은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간다는 인식이 굳어져, 대부분의 코스닥 상장 기업이 성장성과 무관한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성인 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는 “코스닥 시장은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인데도 코스피 시장의 대기업들과 겨루다 보니, 투자자들에게 시장 매력도가 떨어져 보이고 더 성장해야 할 국내 벤처기업들이 더디게 발전하는 상황”이라며 “코스피 시장은 실적, 코스닥시장은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그래야 벤처기업들이 제값 받고 기업공개에 나설 수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결국 투자회수 활성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불과 5~10년 전만 해도 벤처기업이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렇게 벤처투자가 활성화할 때 시장 인프라를 바꿔야 한다”며 “경제가 발전하려면 결국 기존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성장사업이 지속해서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코스닥시장 독립으로 기업에 맞는 기획과 예산 전략을 펼쳐 대기업과 해외 자금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삼권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신산업 성장을 막는 전통산업 보호 규제도 개선해야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엑시콘들이 탄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대부분은 신사업 기업이지만 이들을 막는 규제는 여전히 많다"며 “의약품 배달 서비스 등만 봐도 50년 전 약 보따리상들이 약을 짊어지고 다니던 때 생긴 의료법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사업을 펼치지도 못하고 있다. 빠르게 시대가 변하는 만큼 규제들도 이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 회장은 “벤처·스타트업이 엑시트하기 위해선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의 유니콘 기업 대부분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내수 기업이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정해진 파이를 나눠 먹기보다는 넓은 해외 시장에서 꿈을 펼쳐야 한다”며 “그래야만 쿠팡과 배민, 야놀자와 같은 대규모 투자 유치 등 눈에 띄는 (엑시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