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 세금 과금 핑계…고객에 캐디피 떠미는 신안CC

202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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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골프장 캐디피 안 올렸는데…전국적으로 올린 듯 공지

고용보험 의무화 제외…필수 산재보험도 내장객 부담 부당

신안CC 클럽하우스 [사진=신안그룹 누리집 갈무리]

"전국 골프장은 이번에 시행된 특수형태근로자 세금 과금으로 인해 캐디피를 인상하는 추세입니다. 이로 인해 캐디피 인상을 하게 돼 알려드리니, 양해 바랍니다."

경기 안성에 자리한 신안CC가 최근 누리집(홈페이지)에 올린 캐디피 인상 공지 내용이다. 인상 이유는 캐디들에 대한 세금 부과. 공지문 끝에는 '우수한 캐디를 양성하고 유지해 양질의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적었다. 

적용 시기는 지난 9일부터다. 캐디피는 이미 인상됐다.

인상 내용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1부와 2부가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2만원을 올렸고, 3부(야간)는 14만원에서 15만원으로 1만원 인상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닌 내용도 있다. 캐디피 인상 공지글 첫머리에 '전국 골프장'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신안CC 인근에 있는 M 골프장과 P 골프장의 캐디피는 13만원이다. 다른 두 골프장은 신안CC를 사이에 두고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신안CC가 포함된 신안그룹(회장 박순석)이 주도적으로 캐디피를 올린 셈이다. 현재 신안그룹에 포함된 신안CC를 비롯해 리베라 골프장과 그린힐 골프장이 캐디피를 인상했다. 모두 15만원이다.
 

신안그룹 누리집(홈페이지) 안에 게시된 캐디피 인상 안내문[사진=신안그룹 누리집 ]

문제는 또 있다. 신안그룹이 주장하는 캐디피 인상의 이유다. 정부가 7월부터 캐디에게 세금을 부과하는데, 그 세금을 고스란히 내장객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사실 특수고용직 고용보험 의무화에서 캐디는 제외된 상태다. 사업주가 고용보험에 가입할 경우에는 소득세와 4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지금은 필수인 산재보험만 가입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 신안CC 관계자는 "캐디들은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상황은 아니다. 캐디피를 겸사겸사 올렸다. 캐디 수급에도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며 "그룹 내 다른 골프장도 캐디피를 같이 올렸다"고 설명했다.

캐디의 산재보험료는 기껏해야 한 달에 1~2만원 내외이며,골프장과 캐디가 50%씩 부담(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49조의3 제2항)해야 한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캐디의 산재보험은 골프장과 캐디를 위한 것이지 내장객을 위한 부분이 아니다. 양측이 반씩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캐디피 인상 공지는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그들은 "세금은 국민의 기본 의무다. 지금까지 안 내고 벌었는데 이걸 왜 내장객에게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골프장은 이용료(그린피, 카트 이용료, 캐디피)를 꾸역꾸역 받으면서 왜 캐디 세금을 내장객에게 부담하느냐." "골프장이 손해를 안 보려고 이런 짓을 꾸민 것 같다. 이 그룹사 골프장에 가지 않을 계획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캐디 전문가인 김영미 (사)한국서비스전문가육성센터 대표이사는 "캐디의 의견은 아닐 것이다. 캐디는 골프장이 하자는 대로 한다. 산재보험을 납부하라고 했으면 월 1만원 정도 그냥 낼 수 있다. 골프장의 캐디 수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생각을 잘해야 한다. 캐디피가 높아질수록 내장객의 불만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하우스 캐디가 줄어들 수도 있다. 그것이 과연 캐디를 위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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