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쫓는 금융맨] ①금감원 간부부터 애널리스트까지 이직 릴레이

2021-07-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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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인력모시기 가속…당국ㆍ업계 이탈 '속속'

전용기 "큰 이익만 쫓는 공직자 윤리 바닥 친다"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제공]

[데일리동방] '코인'으로 통용되는 가상자산 열풍 속에 민(民)·관(官) 구분 없는 코인거래소행 이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 당국 출신 간부들 이동이 잇따르면서 정치권에서는 공직자 윤리가 실추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를 비롯해 상당수 거래소들이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인 가운데, 금융감독원 국장·부국장급 출신들의 거래소 이직 소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미술품 공동 구매 플랫폼을 운영하는 피카프로젝트는 최근 금감원, 한국예탁결제원 등에서 근무 경력이 있는 A 전 국장을 고문으로 선임했다. 피카프로젝트는 가상자산 '피카 코인'을 직접 발행하는 곳으로, 최근 업비트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A 고문은 금감원 재직 당시 증권감독국 팀장, 금융투자서비스국 부국장, 법무실장, 자본시장조사국장 등을 역임했다. 예탁결제원에서는 전무이사직을 지냈다.

지난 5월 가상자산거래소 이직을 위해 금감원을 퇴직한 B 부국장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B 부국장이 금감원 근무 경력이 가상자산거래소와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B 부국장은 금감원에서 금융기술(핀테크) 현장 자문단에 소속돼 블록체인 관련 연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공직자윤리위 심사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가상자산 관련 관리·감독업무에 투입되지 않은 점이 참작됐고 결국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행이 결정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떨어져도 감독당국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거래소 이직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지난 5월 정부 합동 '가상자산 거래 관리방안'이 발표되면서 이 같은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금감원이 금융위원회 통제를 받는 구조에서 금융위가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 대상 관리·감독과 자금세탁방지 등 업무를 총괄하는 주관부처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 부국장 사례를 들어) 금감원 직원의 업비트 이직을 반대한다"며 "공직자 윤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 공직자들이 이미 높은 연봉을 받고 있으면서도 더 큰 이익만을 위해 공직자 윤리를 던져버리는 모습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당국 출신 뿐만 아니라 증권가에서도 이직 행렬이 보인다.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출신 C 연구원이 업비트로 이직이 확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정부발 통제 수위가 높아지자 아무래도 당국 출신 인사 영입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며 "당분간 거래소들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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