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이임 한·미 연합사령관 서훈식에 이은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서훈식에서 문 대통령은 에이브람스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임 선물로 호랑이 장식이 달린 ‘호신문장환도(虎身紋裝環刀)’를 선물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환도장이 제조한 환도에는 에이브람스 사령관의 한국 이름인 ‘우병수(禹柄秀)’가 각인됐다.
문 대통령은 무형문화재 환도장이 제작한 호신문장환도는 조선시대 환도를 본떠 만든 작품으로 칼코등이에 호랑이 모습을 장식한 환도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에는 공이 있는 장군에게 칼을 하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찬 말미에 “가족을 일컫는 ‘식구’라는 우리말은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면서 “식구가 되는 뜻깊은 자리를 통해 한·미 동맹이 더욱 발전하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에이브람스 사령관에게 ‘우병수 장군’이라는 한국 이름까지 갖고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 연합사령관, 유엔군 사령관의 세 가지 직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에이브람스 사령관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에이브람스 사령관은 “한국 방위에 기여하는 에이브람스 가업을 물려받았다”면서 “아버지는 1953년 6·25전쟁에, 큰 형은 1962년 비무장지대에서, 둘째 형은 1993년부터 95년까지 미2사단장으로 근무했고 장인과 매형도 한국에서 근무했다”는 인연을 강조했다.
이어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한국에 주둔하게 돼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신임 라캐머라 사령관은 1990년대 말 비무장지대(DMZ)에서 인접한 곳에서 근무한 경험을 공유하며 “해외근무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날이 많았는데, 이번에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근무하게 돼 기쁘고, 전임 에이브람스 사령관의 바통을 이어받아 동맹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서훈식에 함께한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 사령관에게 “늦었지만 인도태평양 사령관 취임을 축하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역내 평화에 한·미 동맹은 핵심축(Linch-pin”이라면서 “오늘 자리를 통해 한·미 동맹이 강한 이유를 알겠다”고 화답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2018년 10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유영민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승겸 연합사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에이브람스 사령관 배우자에게는 완벽한 성취를 상징하는 노란 장미, 우정을 상징하는 메리골드, 평화를 상징하는 데이지로 구성된 꽃다발을 선물했다.
청와대는 꽃다발에 대해 양국의 우정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길 희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11월 취임한 에이브람스 사령관은 2년 8개월 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2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리는 이·취임식을 통해 라캐머라 사령관에게 지휘권을 넘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