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국은 전날 최용준 동북아국 심의관과 천샤오춘(陳少春)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을 수석대표로 해 한·중 인문교류 촉진위원회 사무국장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한·중 문화 교류의 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의 구체적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월 26일 전화 통화를 하고 올해와 내년을 문화 교류의 해로 선포, 교류의 해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풍성한 성과를 거두기를 기원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중국 내 한국 영화 상영이나 한국이 생산한 게임 등의 판권을 (중국에) 판매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며 "올해와 내년엔 문화 교류의 해라는 계기가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중 관계는 박근혜 정부 시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소원해진 바 있다. 이후 중국 내에서 한국산 물품과 콘텐츠를 소비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양국 문화 교류의 해가 한국에 한한령을 해소할 수 있는 주효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또 양국 간 문화 교류가 국내에서 높아지는 반중 정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중국의 역사 왜곡과 인권 문제 등으로 중국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가 크게 낮아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시사인 의뢰로 지난 5월 12~17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반도 주변국에 대해 느끼는 감정 온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한 결과 미국이 57.3도로 가장 높았고, 일본 28.8도, 북한 28.6도, 중국이 26.4도로 가장 낮았다. 0도에 가까울수록 부정적인 감정, 100도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인 감정이다.
주변국 '사람'에 대한 응답에서는 온도 차가 더 극명했다. 미국 사람(54.6도), 북한 사람(37.3도), 일본 사람(32.2도)보다 중국 사람(26.3도)에 대한 호감도가 더 낮았다.
이 같은 국내 반중 정서를 양 국민 간 문화 교류로 낮추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신정승 전 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국립외교원이 '중국 공산당 100년의 변화와 한·중 관계'라는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은 최저 수준"이라며 "우리의 대중 정책은 적어도 당분간은 한·중 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관리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전 대사는 또 "특히 한·중 간 인적교류는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보면서 양국 간 인적 교류가 조기에 정상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중 간 백신여권 도입 등 간편한 출입국 절차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