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대규모 문책 인사를 단행하면서 남북 관계 궤도에도 변수가 생겼다. 북한이 민생경제 등 '내치'에 우선순위를 두는 가운데 대미·대남 관계 등 대외문제는 후순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 위원장은 "첨예하게 제기되는 경제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며 공식서열 5위 내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인사까지 단행해 대대적인 권력 이동을 예고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북한의 핵심 권력으로, 김 총비서를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은 이날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인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 중 군 서열 1위인 리 부위원장이 문책당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이 대대적인 권력이동을 예고하면서, 당분간 남북관계는 후순위에 놓일 전망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성 김 미국 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지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후속 동향을 좀 더 지켜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핵심 관심사가 내부 문제에 맞춰져 있다"며 "간부 혁신, 코로나19 대응, 국가경제사업과 인민생활 안정 등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온 뒤 대외 관계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