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은 기존 정치에 대한 2030 세대의 不信(불신)이다. 기성 정치인들에게 믿고 맡겨 두었더니 자신들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은 아파트 한 채도 살 수 없고 안정적 직장도 구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자신들이 직접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이다.
세종시 청년들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민의힘 세종시당에 젊은이들이 속속 합류하였고 각종 집회 현장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변증법적 이론을 거론할 필요도 없이 민주당이 세종시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반대 진영인 국민의힘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세종시 청년들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노무현을 앞세워 도시를 완전 장악하고 나서는 전리품 취급하며 자신들의 사리사욕만을 채우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세종시 국회의원 2명과 세종시장, 시의원 18명 중 17명(비례 1명은 국민의힘)이 모두 민주당이다. 견제세력이 없다 보니 부정부패와 권력형 부동산 투기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안찬영 시의원은 홀덤펍 코로나 19 출입 명부를 허위로 작성해 시의회 윤리심사를 받았다.
김원식 시의원과 차성호 시의원은 부동산 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이태환 시의회 의장도 가족을 동원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최근에는 세종시에 살다가 시장이 된 이춘희 시장이 특공 받은 사실이 드러나 특혜논란을 불렀다.
흔히들 정치인을 政治家(정치가)와 정치꾼으로 분류한다. 이준석 쓰나미를 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아마도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가들이라면 매우 반길 것이고 반대로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는 권력 지향적인 정치꾼들이라면 무척 당혹스러울 것이다. 미래에 대한 비전도 철학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인맥을 통한 특혜로 발탁된 정치꾼들이라면 변화된 정치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다.
보수정당의 특징은 한 명의 리더와 그밖에 기회주의자들이 모인 곳이라고 한다. 뼈아픈 지적이긴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에 입당하고 보니 거짓말 안 하고 침몰하기 직전의 여객선처럼 모두 당을 버리고 떠났다. 사무처 직원들만 외롭게 시당을 지키고 있었다.
2018년 지방선거 참패 이후 좀처럼 당세를 회복하지 못하다가 2020년 총선을 계기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세종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당 대표)이 세종시를 떠나지 않고 남았다. 시당위원장을 맡아 청년과 여성을 중심으로 시당을 운영하면서 청년들이 합류했고 세종시민들도 시당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주었다. 당세가 회복되자 모습을 감췄던 분들이 돌아왔다.
지금 세종시당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7월 시당 개편을 통해 청년이 중심이 되는 시대적 흐름에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정당은 정치적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특정 정치 엘리트의 당선을 위한 사조직이 아니다. 당원 모두의 생각과 지혜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