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서 계엄령 이어 미얀마식 쿠데타?...여전히 떠도는 트럼프의 망령

2021-06-0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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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미 육군 3성 장군·백악관 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큐어넌 행사서 발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인물은 지난 1월 6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폭력 난입 사태 당시에도 '계엄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던 인물이다.

31일(현지시간) CNN과 더힐 등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중 하나인 마이클 플린이 전날인 30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신과 애국자들을 위한 모임' 행사에서 미국 내 군사 쿠데타를 선동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플린은 미 육군 3성 장성 출신으로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트럼프 행정부 당시 초대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플린은 백악관을 나온 이후 트럼프 지지 세력이자 극우 성향의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의 중심 인물로 활동하고 있다.

전날 행사 역시 큐어넌이 개최한 것으로, 최근 텍사스 주의회가 표결을 진행 중인 사전 우편 투표권을 제한하려는 법안을 지지하고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해당 행사에서 자신을 해병이라고 소개한 한 청중이 "미얀마에서 일어난 일(쿠데타)이 여기서 일어나지 못할 이유를 알고 싶다"고 질문하자, 플린 전 보좌관은 "아무런 이유가 없다. 여기에서 그것(쿠데타)이 일어나야 하며, 그것이 옳다"고 답했다.

플린 전 보좌관의 해당 발언은 영상으로 녹화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면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CNN은 "플린이 미국에서 미얀마식 쿠데타가 일어나길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지난 몇 달 동안 큐어넌과 트럼프 지지자들의 비대면(온라인) 모임은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사 쿠데타를 찬양하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같은 일이 미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행사엔 부정 선거와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음모론(새빨간 거짓말·The big lie)을 신봉하는 이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플린 역시 이에 맞춰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겼다"면서 "트럼프는 대중 투표에서 이겼을 뿐 아니라,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이겼다"고 주장했다.

앞서 플린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계엄령' 선포를 촉구하고 지난 1월 6일 큐어넌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지지 세력의 연방의회 의사당 폭력 난입을 선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플린은 백악관 대책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경합주에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 그 주에서 각각의 선거를 다시 치르게 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계엄령 선포는 전례가 없는 일이 아니며, 이미 미국에서 64차례나 시행했다"고 주장해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백악관 참모들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플린은 트럼프가 지난 2016년 대선 승리 과정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기소됐지만, 퇴임을 앞둔 트럼프에 의해 사면 처리됐다. 이후 플린은 트럼프의 '사기 선거' 주장을 앞장서 주장하며 대선 불복을 강조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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