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속도내는 은행권] 조직개편부터 외부 인재 수혈까지…내부도 '혁신'

2021-05-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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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내부 출신 중심의 보수적인 순혈주의 문화에서 벗어나 디지털 조직을 갖추고 관련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초 기존 DT추진단을 ‘디지털그룹’으로 격상했다. 디지털 영역별 전문화된 업무수행을 위해 디지털그룹에 ‘디지털금융단’과 ‘DI추진단’을 신설하고, 각각 디지털금융과 신기술 영역을 담당하기로 했다. DI추진단의 'DI'는 데이터 인텔리전스(Data Intelligence)의 줄임말로, 인공지능을 연계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고객 니즈를 적시에 충족하는 것을 뜻한다.

DI추진단 안에는 빅데이터 및 AI 관련 개발업무를 담당할 ‘D&A플랫폼부’와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을 발굴할 단장 직속 ‘신기술연구팀’을 뒀다. 또한 앱 관련 차별화된 고객경험 제공을 위해 ‘뱅킹앱연구팀’을 신설해 신기능 개발 및 생활금융 서비스 제공을 추진한다.

신철된 DI추진단장으로는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 부장을 영입했다. 김진현 본부장은 삼성화재 인터넷전략팀 및 UX&ANALYTICS센터장을 역임하면서 마케팅 기획 ․ UX전략 ․ 데이터 분석 등 다방면의 디지털 사업을 총괄했다. 또한, 삼성화재 디지털사업 추진단장으로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업계 정상으로 이끄는데 일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기업금융플랫폼부’를 신설했다. 기업금융플랫폼부에서는 기업플랫폼 기획, 개발 및 운영 기능을 일원화해 기업금융 디지털 전환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방점을 두고 일찌감치 조직개편을 마쳤다. 국민은행은 디지털, IT, 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돼 있던 조직을 플랫폼 조직으로 전면 개편했으며, ‘테크그룹’도 신설했다. 신설된 테크그룹은 IT 기술 인프라와 AI, 클라우드 등 혁신기술을 총괄하는 그룹이다.

이에 더해 국민은행은 지난달 테크그룹 소속 테크기술본부장에 박기은 전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다. 박기은 전무는 네이버 서비스플랫폼개발센터 팀장,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IT서비스사업본부 수석아키텍트를 거친 플랫폼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 은행장 직속의 혁신 추진 조직인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하고, 김혜주 전 KT상무와 김전환 전 SK주식회사 C&C 상무를 디지털 혁신단을 이끌 리더로 영입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조직개편과 더불어 외부 인재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의 경우 올해 비대면 채널 상품 판매 비중이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성장했다. 비대면 펀드판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조8970억원을 기록해 3년 전보다 123%나 뛰었으며 비대면 대출의 경우 4조5290억원으로 같은기간 365.9% 급증했다. 신용대출은 비대면을 통해 집행된 금액이 2조8940억원으로 3년 새 595.7% 급등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의 금융권 진입이 가속화하며 금융 산업 경계의 벽이 사라지고 있다”며 “은행이 라이선스 비즈니스이긴 하지만 점점 그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전통 은행들도 기존의 보수적인 틀에서 벗어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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