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얀센백신 접종 중단, 진짜 이유는 '의사들' 때문?...23일엔 접종 재개할 듯

2021-04-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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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당국이 존슨앤드존슨(J&J) 산하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한 숨은 이유는 바로 일선 의사들 때문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혈전 부작용의 심각성을 더 키울 수 있는 잘못된 치료법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를 경고하려던 것이 대중적인 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보건당국이 애초에 얀센 백신(JNJ-78436735 혹은 Ad.26.COV2.S) 접종을 잠정 중단할 의도가 없었다면서 "당국자들이 긴급하게 조치하려고 했던 사안은 일선 의사들의 '헤파린' 약물을 이용한 치료 사례였다"고 보도했다.
 

존슨앤드존슨 산하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 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얀센 백신 접종자 680만명 중 18~48세 사이의 여성 6명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보고하고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접종자 전체로는 약 100만명의 한 명 꼴로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며, 접종 주의군인 18~50세 여성(150만명)으로 좁힐 경우 25만명 당 1명 꼴로 나타났다.

이날 WSJ에 따르면,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3월 19일에 처음으로 얀센 백신 접종자 중 혈전 부작용 사례를 보고받았으며, 이후 계속해서 부작용 발생 사례를 추적·검토해왔다. 이후 이달 9일에야 FDA와 CDC는 얀센 백신과 혈전 부작용 사이의 연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들 기관이 주목했던 사례는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을 보인 48세의 여성 환자가 병원에서 혈액 응고제로 흔히 쓰이는 약물인 헤파린을 투약받은 후 증세가 더욱 악화했던 점이다.

이후 해당 여성은 또 다른 항혈액응고제인 알가트로반을 면역 글로불린과 함께 투여받았고, 잠시 혈소판 수치가 상당히 개선하긴 했으나 중태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CDC는 12일 기준 얀센 백신 접종 후 혈전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뇌정맥동혈전증(CVST)이 발생한 6명 중 4명이 조기에 헤파린을 처방받은 것으로 집계했다.

헤파린는 인체에서도 자연적으로 합성되는 물질로, 혈액의 응고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수술 후 혹은 급작스러운 대량 출혈, 호흡 곤란이나 의식 장애 증세, 발열 등으로 혈관에서 혈액이 응고할 경우 일반적으로 헤파린을 대량 투여해 혈전 생성을 방지한다.
 

헤파린 약품.[사진=약학정보원]


결국 12일 미국 보건 당국은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 재닛 우드콕 FDA 국장대행,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 미국 보건당국 최고위급 인사들을 모아 1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진행한 끝에 사용 중단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날 회의 초반에는 일선 병원에 혈전 부작용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상대로 헤파린을 대약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정도의 방안이 거론됐으나, 경고만으로는 향후 더 강력한 조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접종 중단으로 무게가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강력한 조치로 대중이 혈전 부작용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건 당국에 보고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CDC와 FDA는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백신과 관련해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얀센 백신의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실제 이날 공동성명에는 "이와 같은 특정 유형의 혈전 치료는 일반적인 치료법과 다르다"면서 "일반적으론 헤파린이라는 항응고제를 혈전 치료에 사용하지만, 이 상황에서 헤파린 투여는 위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일부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와 같은 보건당국의 충격요법이 오히려 대중에 백신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키고 전국적인 백신 접종 확대에 차질을 빚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얀센 백신의 접종 재개 결정은 이번 주 안에는 윤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DC 산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D)는 오는 23일 해당 백신의 접종 중단을 재검토할 회의를 소집했으며, FDA는 ACID의 권고를 기다리고 있다.

18일 파우치 소장 역시 NBC 인터뷰에서 오는 23일 중 얀센 백신의 접종 재개와 관련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면서 "보건 당국이 백신 승인 취소보다는 일정한 형태의 경고 또는 연령이나 성별 등의 제한 조건을 붙여 접종을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WSJ 역시 보건당국이 접종 대상을 50세가 넘는 이들로 제한하는 방안과 이전처럼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광범위한 접종을 허용하되 접종의 이익과 위험을 경고하는 방안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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