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9개월(1351일) 만이다.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2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0~2021시즌 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총상금 770만달러·86억9000만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에 위치한 TPC 샌 안토니오 더 오크 코스(파72·7494야드)에서 열렸다.
아웃코스로 출발한 스피스는 2번홀(파5)과 3번홀(파3) 두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한 조로 플레이한 호프만과 매트 월러스(영국)의 기선을 제압했다.
4번홀(파4) 티샷이 오른쪽으로 빠지며 보기를 범했지만, 6번홀(파4)과 8번홀(파5) 버디 두 개를 낚으며 만회했다.
3타를 줄이며 인코스로 접어든 스피스는 12번홀(파4), 14번홀(파5) 버디 두 개를 추가했다.
호프만의 추격이 거셌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으며 스피스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40대 중반 마지막일지도 모를 불씨를 살렸다.
17번홀(파4) 스피스는 전성기였던 2015년처럼 플레이했다. 곧은 티샷에 안정적인 두 번째 샷. 그리고 깔끔한 퍼트로 버디를 추가했다. 호프만의 추격을 뿌리치고, 두 타 차 선두로 뛰어오르는 순간이었다. '골든 보이가 돌아왔다'고 감탄할만 했다.
마지막 홀인 18번홀(파5) 티잉 그라운드에서 스피스는 여유가 넘쳤다. 티샷한 공이 좋은 라이에 떨어졌다. 반면, 추격자인 호프만은 러프에 공이 떨어졌다. 라이가 좋지 않았다.
호프만은 개의치 않았다. 우드를 꺼내 들었다. 두 타 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버디 이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에서다.
더 먼 거리가 남았던 스피스 역시 우드를 쥐었다가 "아니야, 아이언을 쳐야겠어"라며 아이언을 쥐었다. 두 번째 샷, 시원하게 날린 공이 감기며 왼쪽 LED 전광판으로 향했다. 좋지 않았다. 스피스는 캐디를 보고 "정말이야"라며 되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호프만은 더욱 과감하게 그린을 공략했다. 온 그린에는 실패했지만, 그린 주변 러프에 공을 가져다 놨다.
3번째 샷, 스피스는 안전하게 그린 위로 공을 올렸다. 호프만은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이글이 필요했다. 그의 어프로치가 홀을 빗나갔다. 스피스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스피스와 호프만 모두 파를 적었다. 우승이다.
스피스는 3년 9개월 만에 트로피 손맛을 봤다. 투어 통산 12승(메이저 3승)째다. 생애 첫 승은 2013년 존 디어 클래식이다. 전성기는 2015년이었다. 발스파 챔피언십, 마스터스 토너먼트, US 오픈, 존 디어 클래식, 투어 챔피언십을 한 해(시즌으로는 두 시즌)에 들어 올렸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17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다. 이후에는 손목 부상으로 우승이 없었다.
스피스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났다. 대회가 열린 샌 안토니오와는 차로 4시간 거리다. 고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한편, 김시우(26)와 이경훈(30)은 4언더파 284타 공동 23위, 최경주(51)는 3언더파 285타 공동 30위, 노승열(30)은 이븐파 288타 공동 54위, 강성훈(34)은 1오버파 289타 공동 59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