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선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 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서울 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구로에서 출정식을 가진 반면, 오 후보는 강북 지역 일대를 ‘V’자 모양으로 순회하며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구로디지털단지 지플러스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이낙연 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합류했다. 구로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다. 지난 총선에 투표한 24만 1400여명의 구로구 유권자 가운데 13만 1900여명(54.6%)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9만 2000여명(38.2%)에 불과했다.
박 후보는 출정식에서도 18대 총선 출마 시절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처음 구로에 출마했던 2008년이 생각난다”며 “처음에 지지율이 뒤지고 있었지만, 일주일 만에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박영선을 선택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시민분들께서 지금 부동산 문제 때문에 가슴에 응어리가 졌는데, 제가 서울시민의 화를 풀어드리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후 구로 먹자골목, 영등포 골목시장,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을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했다. 넓은 지역을 다니기보다, 구로와 영등포 등 지지층이 두터운 지역에서 선거운동의 ‘집중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가 이날 선거운동을 펼친 지역들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낙선한 곳들이다. 그만큼 국민의힘 열세 지역으로 평가되는데 선거 첫날부터 집중적으로 공략할 뜻을 보인 것. 이날 선거운동의 정점은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진행된 유세였다. V자 순회의 꼭지점이기도 한 이곳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도 합세했다.
오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파고들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문재인 정부는 고집스럽게 재건축 재개발을 막아왔다”며 “박원순 시정 때 주택정책의 주인공을 맡았던 인물들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중앙정부에 진출해 주택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박 후보가 당선되면 박원순 시즌2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서 나온 거지 일반 시민들의 잘못이 아니다”며 “그런데 부동산 정책 실패가 여러분의 세금 인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 과실이 없는 사람들의 생계를 어렵게 하는 정부가 지금 문재인 정부”라고 했다.
안 전 후보는 “단일화를 꼭 이뤄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이 자리에 섰다”며 “몰염치한 민주당은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