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소속 국민의힘이 혼란에 빠지자 또다시 정치권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선 참패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당시 그는 ,SNS와 주요 언론을 통해 당의 쇄신을 요구했다. 그는 "당이 상실감에 빠져 있는데 중진으로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해 보일 수도 있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몇 마디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쓴소리를 한 뒤 "시정(市政)으로 돌아가 일만 열심히 하겠다. 지지율 0.1%도 나오지 않아도 다시 일만 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랬던 그가 이 맹세를 어긴 것이다.
사람들은 총선 참패 원인을 윤석열 대통령에게만 지우지만 과연 그럴까.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한동훈 대표는 책임이 없었을까.
한 대표가 효율적으로 총선을 이끌었다면 최소 지난 국회 의석수인 115석은 확보했어야 했다. 따라서 한 대표 역시 이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그는 적절한 자숙 없이 곧바로 당대표직에 출마해 선출됐고, 곧바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 자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그리고 각종 의혹 해소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이끌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나 주장할 법한 사안이다.
한 대표의 이런 행동은 윤 대통령과 갈등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특히 이 갈등은 이재명 대표의 '입법 독재'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격이 됐다. 이 대표는 공직자 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이달 안으로 1심 선고가 각각 나온다.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지만, 법조계에선 금고 이상 형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 입장문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에 대해 각각 60%, 40% 비중으로 충언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는 단순한 비율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아랫사람 다루듯 했고, 민주당과 이 대표에 대해서는 ‘방탄 정치’를 이용해 사법부를 겁박하고 대통령 탄핵, 하야까지 외치는 무모함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념 갈등이 정치권을 좀먹게 하고 있으며, 국가적 이익과 국민의 안녕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 시장은 정직과 성실함으로 서울시정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전임 시장들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번 입장문은 정치가 국민을 위한 공공의 장이어야 함을 다시금 상기시켜 줬다.
지금 우리의 정치 미래는 불확실하다. 윤·한 불협화음, 민주당의 '탄핵놀음', 이 대표의 법적 문제는 정치의 방향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러나 오 시장이 보여주는 정치적 소신과 책임감은 정치권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기사 내용처럼 정직과 성실함으로 시정을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한 사람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