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한민국 사회·경제의 모습을 180도 바꿨다. 더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연재를 통해 조망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시장이 더 얼어붙은 가운데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자격증 시험 응시를 위해 타 시‧도 원정길에 올랐다. 급작스러운 전염병 유행에 시험 취소와 연기가 이어지자 응시생들이 쌓이면서 접수부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2%로 전년 대비 1.3% 하락했다.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8만3000여명 감소했다. 인구가 14만9000여명 감소한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취업 신호는 ‘적신호’였던 셈이다.
취업 수 감소는 코로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고용주들이 고용을 시도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각종 자격증 등 일반 기업이 제시해온 채용 기준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취준생이 늘어난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각종 자격증 시험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응시 기회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어 자격증 시험인 ‘토익’을 주관하는 YBM은 2월 말부터 4차례 연속 시험을 취소한 바 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도 한 차례 시험을 연기하고 응시자에게 응시 자제를 당부했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 FLEX, 한자시험 등을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여러 시험을 연기 또는 취소했다.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자 시험 주관사들은 시험 일정을 재개했지만, 그동안 쌓인 취준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임시 시험장을 개설하는 등 급하게 대책을 내놓아도 이미 방역 수칙으로 인해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시험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시험 신청 홈페이지는 신청일만 되면 마비되고 관련 시험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기 일쑤다. 실제로 지난 17일 오후 1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접수가 시작되는 시간에 기자가 직접 홈페이지 접속을 시도해보니 다양한 오류를 겪었다. 위원회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경우 응시를 자제해달라'고 공지했지만, 각 기업에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자격증이나 가산점을 주는 자격증인 만큼 취준생이 포기할 수 없는 시험이 대부분이다.
접수를 성공하는 것 자체가 하늘에 별 따기인 탓에 목표로 하는 기업의 채용 일정 내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취준생들은 타 시‧도로 원정 시험에 나서고 있다.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험 접수 날마다 “원정 시험을 가야 하지만 추가 접수를 성공한 것에 위안을 삼는다”, “지금 자기 지역 선택 못 하고 원정 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다”라는 글이 매번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3시간 정도 걸려서 시험 보러 가는데 시험 볼 수 있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부산에서 청주로 가는데 임시 시험장이라 아직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며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취업을 준비하던 중 원정 시험을 다녀온 회사원 이모씨는 “코로나 여파로 시험이 아예 취소되면서 뒤로 몰리니까 신청자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상공회의소는 지난해 국가기술자격시험 접수 인원이 전년 대비 9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창원상공회의소 역시 올해 2월까지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자격증 시험 응시자는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자격평가시험 응시생이 전년 대비 17.9% 증가한 울산지역 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험이 취소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원의 50%만 응시할 수 있었지만 취업에 대한 가산점과 스펙 쌓기를 원하는 취준생들 응시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격증·채용 등 각종 시험 대부분은 방역 수칙 준수 하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만, 일각에서는 전국적인 응시생 이동으로 인해 방역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울산시에서는 장구지도자 자격 시험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2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모인 확진자들은 부산, 제주 등에 지역 감염을 유발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지역사회 유행 시 시험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가피한 경우 주최 기관이 철저한 방역대책을 수립하면 시행할 수 있다. 24일 기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는 채용, 자격증 등 각종 시험은 수도권 내 100인 이상, 비수도권 500인 이상 금지라고 명시돼 있다. 다만 비수도권 지역은 500명 이상의 경우 지자체에 신고 후 협의를 거쳐 진행할 수 있다.
오한진 을지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시험장에서의 철저한 방역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플라스틱 가림막을 철저히 설치하고 대화를 지양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욕탕 집단감염 사례도 대화에서 나온 비말로부터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이 길어지는 경우 식사 문제가 생기는데 이에 관해서도 지침을 잘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시험 전 명단을 정확히 확보해 추후 추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주 사는데 광주로 원정 갑니다. 시험 시간이 오전 10시라 다행이네요.”
코로나19 여파로 취업 시장이 더 얼어붙은 가운데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자격증 시험 응시를 위해 타 시‧도 원정길에 올랐다. 급작스러운 전염병 유행에 시험 취소와 연기가 이어지자 응시생들이 쌓이면서 접수부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취업문은 좁아지는데···코로나에 시험 접수도 '하늘에 별 따기'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2%로 전년 대비 1.3% 하락했다.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8만3000여명 감소했다. 인구가 14만9000여명 감소한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취업 신호는 ‘적신호’였던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어 자격증 시험인 ‘토익’을 주관하는 YBM은 2월 말부터 4차례 연속 시험을 취소한 바 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도 한 차례 시험을 연기하고 응시자에게 응시 자제를 당부했다. 컴퓨터활용능력시험, FLEX, 한자시험 등을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여러 시험을 연기 또는 취소했다.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자 시험 주관사들은 시험 일정을 재개했지만, 그동안 쌓인 취준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임시 시험장을 개설하는 등 급하게 대책을 내놓아도 이미 방역 수칙으로 인해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시험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시험 신청 홈페이지는 신청일만 되면 마비되고 관련 시험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기 일쑤다. 실제로 지난 17일 오후 1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접수가 시작되는 시간에 기자가 직접 홈페이지 접속을 시도해보니 다양한 오류를 겪었다. 위원회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경우 응시를 자제해달라'고 공지했지만, 각 기업에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자격증이나 가산점을 주는 자격증인 만큼 취준생이 포기할 수 없는 시험이 대부분이다.
접수를 성공하는 것 자체가 하늘에 별 따기인 탓에 목표로 하는 기업의 채용 일정 내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취준생들은 타 시‧도로 원정 시험에 나서고 있다.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험 접수 날마다 “원정 시험을 가야 하지만 추가 접수를 성공한 것에 위안을 삼는다”, “지금 자기 지역 선택 못 하고 원정 가는 사람들이 대다수다”라는 글이 매번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3시간 정도 걸려서 시험 보러 가는데 시험 볼 수 있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부산에서 청주로 가는데 임시 시험장이라 아직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며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취업을 준비하던 중 원정 시험을 다녀온 회사원 이모씨는 “코로나 여파로 시험이 아예 취소되면서 뒤로 몰리니까 신청자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상공회의소는 지난해 국가기술자격시험 접수 인원이 전년 대비 9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창원상공회의소 역시 올해 2월까지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자격증 시험 응시자는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자격평가시험 응시생이 전년 대비 17.9% 증가한 울산지역 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험이 취소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원의 50%만 응시할 수 있었지만 취업에 대한 가산점과 스펙 쌓기를 원하는 취준생들 응시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막을 수 없는 시험 열기···방역 수칙 준수해야
현재 자격증·채용 등 각종 시험 대부분은 방역 수칙 준수 하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만, 일각에서는 전국적인 응시생 이동으로 인해 방역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울산시에서는 장구지도자 자격 시험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2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모인 확진자들은 부산, 제주 등에 지역 감염을 유발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지역사회 유행 시 시험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가피한 경우 주최 기관이 철저한 방역대책을 수립하면 시행할 수 있다. 24일 기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는 채용, 자격증 등 각종 시험은 수도권 내 100인 이상, 비수도권 500인 이상 금지라고 명시돼 있다. 다만 비수도권 지역은 500명 이상의 경우 지자체에 신고 후 협의를 거쳐 진행할 수 있다.
오한진 을지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시험장에서의 철저한 방역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플라스틱 가림막을 철저히 설치하고 대화를 지양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욕탕 집단감염 사례도 대화에서 나온 비말로부터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이 길어지는 경우 식사 문제가 생기는데 이에 관해서도 지침을 잘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시험 전 명단을 정확히 확보해 추후 추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