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80허우' 갑부 1위 '핀둬둬' 회장, 창업 6년 만에 은퇴

2021-03-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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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사이 CEO·회장직에서 물러나..."향후 과학연구에 매진"

지배 주주의 권리도 포기...3년내 개인 보유 지분 안해

갓 마흔 넘은 황정...창업 5년 만에 마윈 재산 웃돌아

[그래픽=아주경제]

중국 전자상거래 신흥 강자로 손꼽히는 핀둬둬(拼多多)를 설립 약 6년 만에 중국 이용자 규모 1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발전시킨 주인공이 은퇴를 선언했다. 이례적으로 젊은 나이인 데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의결권까지 완전히 내려놓기로 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년 사이 CEO·회장직에서 물러난 황정...왜?

17일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핀둬둬는 이날 황정(黃崢) 회장이 물러나고 현 최고경영자(CEO)인 천레이(陳磊)가 회장직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천레이는 황정과 함께 핀둬둬를 설립한 공동 창업자다.

황정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외부 환경이 극변하면서 내부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었다"면서 "핀둬둬가 소자본 모델에서 거대 자본 모델로 전환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경영진 교체는 회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 확고하게 자리 잡도록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핀둬둬는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10년 이후에도 이같이 고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다른 것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과학기술 분야에서 인생 2막에 도전한다며 앞으로 식품과학·생명과학에 대한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황정이 CEO 자리를 천레이에게 넘긴 지 약 반년 만이다. 지난해 7월 CEO직을 사임, 당시 최고기술책임자(CTO)이었던 천레이에게 자리를 넘겼다.

시장에선 그의 퇴임이 예고된 수순이라 보고 있다. 앞서 황정이 언론 인터뷰에서 40세 이후 회사에서 손을 떼고 과학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싶다고 수 차례 언급했기 때문이다. 또 앞서 마윈(馬雲) 전 알리바바 회장도 조기 퇴임했기 때문에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황정, 지배 주주의 권리도 포기

황정은 회장직을 그만두면서 지배 주주 권리도 내려놓기로 했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 의결권 행사를 회사 이사회에 위임하기로 한 것이다.

또 개인 보유 지분을 향후 3년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핀둬둬가 지난해 7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분 지배 구조를 살펴보면 황정은 직접 보유 지분과 우호 지분을 합쳐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애초 지분이 43.3%였지만, 일부 지분을 처분해 판싱자선펀드 설립, 엔젤투자에 나서면서 비중이 축소됐다. 

차등의결권(보유 지분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덕분에 그가 보유 의결권은 80.7%로 사실상 거의 절대적인 수준이었으나, 이번 사퇴로 차등의결권을 잃게 됐다.  

다만 왕보뤄 변호사는 커촹반르바오와의 인터뷰에서 황정은 여전히 핀둬둬의 최대 주주이며 알리바바와 달리 핀둬둬는 '파트너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알리바바의 경우 회사 파트너들이 이사회 임원 과반수 이상을 추천해 임명한다면 핀둬둬의 회사 파트너들은 이사회를 지명하고 상무 이사를 직접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황정(黃崢) 핀둬둬 창업자. [사진=웨이보 캡처]

 
갓 마흔 넘은 황정...창업 5년 만에 마윈 재산 웃돌아

황정의 퇴임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나이 때문이다. 1980년생인 황정은 올해로 마흔을 갓 넘겼다. 앞서 지난 2019년 조기 퇴임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던 마윈보다도 더 젊은 나이다. 당시 마윈은 55세였다. 

아울러 창업 5년 만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창업자인 마윈의 재산을 넘어선 것도 주목을 받았다. 불과 지난해 4월만 해도 포브스가 발표한 실시간 부호 순위에서 황정은 5위 안에도 들지 못했는데, 핀둬둬의 약진 덕분에 돈방석에 앉았다. 실제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리포트가 집계한 2021년 부호 명단에서 황정은 690억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마윈은 4위에 랭크됐었다.

핀둬둬는 고속성장 중이다. 이날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6% 급등한 265억4770만 위안(약 4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시장 전망치인 200억 위안을 웃도는 규모다. 이로써 지난해 매출액은 594억 919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97% 늘었다.

지난해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기준으로 적자가 29억65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에 비해 적자폭이 대폭 줄었다.

아울러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핀둬둬의 연간 활성 이용자는 8억 명에 근접한 7억8800만명으로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이용자 규모만을 놓고 보면, 핀둬둬는 이미 알리바바(7억7900만명), 징둥(4억7200만명)을 추월해 1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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