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CR-V 하이브리드'를 지난달 28일 공식 출시하면서 내놓은 포부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이기도 하다. 혼다는 이 차량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비중을 80%까지 대폭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 2일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부터 해남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까지 왕복 200㎞를 시승하며, 혼다의 자신감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강력한 퍼포먼스··· 215마력 발휘
동급 최고 수준 184마력을 발휘하는 모터와 2ℓ 가솔린 엔진을 더해 215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하는 덕분이다. 특히 혼다 관계자는 "모터 시스템의 경우 제조방법과 생산까지 독자적으로 개발해, 즉각적인 반응속도와 강인하고 유연한 퍼포먼스를 실현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시속 40㎞ 이하 저속에서는 전기차(EV)처럼 주행이 가능했다. EV 버튼을 누르고 저속으로 달리자, 엔진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어 실내가 고요했다. 계기판으로 전기모터와 엔진을 통한 동력 공급 및 배분 현황, 배터리 충전 상황 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가속 페달을 꾹 밟자 엔진이 개입되며 EV 모드가 해제됐다. 또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감속을 할 수 있어 브레이크 밟지 않고 최대 효율을 낼 수 있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차량의 감속 비율을 선택해 배터리 충전도 가능했다.
그 힘을 강조하듯 외관 디자인도 강인하고 역동적이었다. 전면부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인 블루 'H' 마크가 새겨 있었고, 와이드한 범퍼와 블랙 프런트 그릴이 시원한 인상을 줬다. 크기는 전장 4630mm, 전폭 1855mm, 전고 1690mm, 축거 2660mm다.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인 '투싼' 하이브리드(전장 4630mm, 전폭 1865mm, 전고 1665mm, 축거 2755mm)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전고가 투싼 대비 25mm 높아 실내가 더 트인 느낌이 들었다.
특히 2열에 탔을 때 레그룸이 상당히 넉넉했다. 트렁크 용량도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945ℓ나 확보됐다. 시트를 접을 경우 시트와 트렁크 바닥 간의 단차가 없이 평평하게 만들 수 있어, 짐을 싣고 빼기 자유로울 듯했다. '핸즈프리 기능'도 적용돼, 키를 소지한 채 범퍼 하단 중앙에 발을 가져다 대니 센서가 이를 인식해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자동감응식 정속주행장치 △저속추종장치 △차선유지보조 시스템 △추돌경감제동 시스템 △도로이탈경감 시스템 △오토 하이빔 등 '혼다 센싱'을 적용해 안전성도 높였다.
다만 투박한 디자인의 버튼 타입 변속기, 작고 답답한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 등은 아쉽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베젤이 두꺼워서 시인성이 떨어졌다. 최근 차량 내부가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등을 적용해 점점 화려해지고 있는 추세와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다.
가감속을 반복했음에도 주행 후 연비는 12.3㎞/ℓ가 나왔다. 공인 복합연비(14.5㎞/ℓ)와 비슷한 수준이다. 뛰어난 성능과 넉넉한 공간, 여기에 전기차 성능까지 경험해 보고 싶은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4WD EX-L 4510만원, 4WD 투어링 47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