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인구절벽 현상이 가장 심각한 헤이룽장·랴오닝·지린성, 이른 바 동북 3성 지역에서 중국 최초로 산아 제한정책을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달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 (兩會)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동북3성, 中 최초 산아제한 전면 폐지 시범지역될까
앞서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로 활동 중인 천샹췬(陳向君) 랴오닝성 상무부성장이 앞서 지난해 5월 전인대에서 "동북3성에서 제일 먼저 산아제한 정책을 전면 해제하자"고 제안한 데 대한 위건위의 답변이다.
위건위는 "동북3성에서 가장 먼저 산아제한 규제를 풀자는 제안은 매우 참고할 가치가 있다"며 "즉각 현지 실제 상황에 맞게 전무가 팀을 꾸려 산아제한 전면 완화가 현지 경제성장, 사회 안정, 공공서비스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산아제한 정책 해제 후 인구 변동상황을 예측해 필요한 관련 조치를 연구해 정책 변동에 따른 사회 리스크를 평가하고, 이러한 기초 위에서 동북3성 지역을 산아제한 전면 폐지 시범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보건당국의 이같은 결정에 양회에서도 동북3성 지역을 중심으로 산아제한 전면 완화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 "인구유출→지역경제 악화→인구유출···" '악순환' 고리
이는 그만큼 동북3성 지역에서 인구절벽이 눈에 띄게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재경대 인적자본·노동경제 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중국 인적자본 보고서 2020'에 따르면 중국에서 노동인구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톱3' 지역은 동북3성이었다.
헤이룽장성이 40.19세로 가장 높았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노동인구 평균 연령이 40세를 넘은 것이다. 랴오닝성과 지린성도 각각 39.97세, 39.73세로 만만치 않았다. 중국 평균 노동인구 연령(38.4세)를 훨씬 웃돈다.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동북3성은 2019년 중국에서 수도 베이징과 함께 상주인구 수가 줄어든 유일한 지역이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째 동북3성 상주인구 수는 줄고 있다. 7년간 165만명 인구가 동북3성 지역에서 순유출됐다.
특히 최근 동북3성 지역경제까지 악화까지 더해지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층 인구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구유출→경제악화→인구유출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지난해 중국 동북3성 지역 경제는 사실상 전국 '꼴찌권' 순위나 다름없었다. 랴오닝과 헤이룽장 성장률은 각각 0.6%, 1%였다. 코로나19 발발지 후베이성(-5%)과 네이멍구(-0.2%)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 中 '인구절벽' 심각···35년간 산아제한 정책 '후유증'
중국은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1970년대부터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해 출산을 억제해 온 후유증 탓이기도 하다. 이에 중국은 지난 2016년 35년간 이어져 온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두 자녀까지 낳는 걸 허용했지만 인구절벽은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이에 현재 산아제한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출생아 수는 2016년 1786만명에서 2017년(1723만명), 2018년(1523만명), 2019년(1465만명)으로 줄고 있다. 출산율은 인구 1000명당 10.4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노인 인구는 이미 2억명을 넘어섰다. 2019년말 60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2억5388만명으로 증가했다.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1억7603만명으로 늘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도 11.9%에서 12.6%로 크게 늘었다. 2001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 비중이 7%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