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영권분쟁과 관련한 공시건수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경영권분쟁은 투자자들에게는 주가상승 재료다. 하지만 주가가 급등 후 급락하는 현상을 보인 바 있고, 인위적인 주가상승을 노린 세력들의 진입도 배제할 수 없어 투자자들이라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소송등의제기·신청(경영권분쟁소송)’ 공시 건수는 총 2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건)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사모펀드 세력과의 다툼으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는 KCGI(강성부펀드)와 한진이 있고 최근에는 KMH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간의 대립이 있었다.
투자자들이 경영권 분쟁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이유는 경영권은 곧 지분율에 달려 있는 만큼 상대보다 많은 지분율을 차지하기 위해 직접 지분을 매입하거나 지분을 가진 우호세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우호세력 역시 지분을 가진 기존 주주지만 대부분 협력에 앞서 지분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투자 시 주의가 요망되는데 경영권분쟁이 주가상승 촉매로 인식되는 만큼 주가가 급등 후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KMH는 지난해 말 4만원까지 갔다가 현재 1만7000원 수준까지 밀렸다.
또 주가 상승을 위해 일부로 경영진과 대립에 나서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 상장법인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받은 ‘주주명부열람등사가처분’ 판결 결과를 공시했다. 이는 모종의 세력들이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3%룰로 우호세력이 취약한 대주주들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들에게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해당기업 역시 대주주가 주식을 상당부분 보유중인 만큼 세력들과의 다툼에서는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이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경영권분쟁을 겪었거나 현재 진행중인데 이들 기업 주가는 모두 상승세를 탔다”면서 “이는 대형기업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단단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을 통해 추가 상승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단기 급등을 노린 세력들의 개입이나 주가가 상승 후 급락하는 경우가 잦아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