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홍정욱, 정계복귀 시사? “리더의 조건, 시대가 정한다”

2020-12-2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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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정욱 전 의원 블로그]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듯한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홍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을 언급, “리더의 조건은 개인이 아닌 시대가 정한다”며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고, 그렇지 못하면 이에 적합한 리더를 선별해 일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홍 전 의원 블로그글 전문
‘리더십은 비전으로 시작해 성과로 완성하는 것. 리더십의 핵심은 ‘결정’이며 모든 궁극적 책임은 리더의 몫이다.’ (트위터)

내가 인수했을 때 헤럴드는 대주주는 있었지만 주인은 없었던 회사였다. 50년간 거의 매년 적자를 지속하며 자금이 바닥났지만 사방에서 비용이 새고 있었다. 공이 있는 곳에 상이 따른다는 신상필벌의 원칙도 없었고, 임금 체계도 엉망이었다. 나는 지체 없이 비용을 줄이고 조직과 유통망에 칼을 댔다.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검증 안 된 젊은 사주였기에 단호한 면모를 보여줄 필요도 있었다. 사전에 준비함을 신중함이라 사후에 망설임을 우유부단함이라 했다. 나는 옳은 결정이던 틀린 결정이던 결단을 내리면 즉각 실행에 옮겼다. 큰 기업이 언제나 작은 기업을 이기지는 않지만, 빠른 기업은 반드시 느린 기업을 이긴다는 믿음이었다.

국회의원이 된 후 나는 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청와대가 연일 정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국회는 해머질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됐고, 본회의 단상에서 야당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리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동네를 돌아다니면 싸움질 그만하라고 내게 소리치는 분들뿐이었다. 경영의 성과는 과정보다 중요하나 정치의 과정은 성과를 압도했다. 때로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했다. 나는 제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렇게 썼다. “벼슬을 하는 자는 직분을 다하지 못하면 떠나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고 제 역량과 지혜를 발할 수 있는 영역에서 빠르게 아닌 바르게, 혼자 아닌 함께할 수 있는 기여의 길을 찾겠습니다.”

경영자로 되돌아온 나는 올가니카의 성장을 위해 ‘빠르게’도 ‘바르게’도 아닌 ‘똑똑한’ 리더십을 배워야 했다. 나는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길 바라지 않았다. 꼭 필요한 일에만 집중해 더 큰 성과를 거두길 원했다. 지향점은 임직원 모두가 각자 세 가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효율 경영이었다. 물론 경영을 고민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오만 가지 떠오른다. 그러나 나는 임직원들에게 내가 유혹을 못 참고 새로운 일을 시키면 “지금 하고 있는 세 가지 우선순위 중에서 무엇을 뺄까요?”라고 되묻게 했다. 목표가 없는 삶은 지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배와 같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자는 폭풍 속에서도 전진하고 없는 자는 순풍 속에서도 표류한다. 내 목표는 스마트한 경영이었다.

리더의 조건은 개인이 아닌 시대가 정한다. 시대는 때로 혁명가 또는 관리자를 요구하고, 때로 엘리트 또는 서민을 선호하며, 때로 젊은이 또는 원로를 필요로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빠르게 또는 바르게, 우직하게 또는 똑똑하게, 보수적으로 또는 공격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모든 리더십을 갖추기는 불가능하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진화하되, 카멜레온처럼 이 흉내 저 흉내를 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는 안 된다.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고, 그렇지 못하면 이에 적합한 리더를 선별해 일을 맡겨야 한다. 한비자는 “천하의 앞이 되려고 하지 않으므로 큰 일을 할 우두머리가 된다”고 했다.

‘바람처럼 빠르게 공격하고, 호수처럼 고요히 방어한다. 움직일 때 머뭇대면 놓치고, 머무를 때 꿈틀대면 잡히는 법. 경영이나 정치도 야생과 다르지 않다.’ (트위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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