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계속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지정된 곳의 분양단지들은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부동산114 랩스 자료에 따르면 6·17 부동산 대책에서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인천과 대전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8.57대1과 43.26대1로 전국 평균(27.71대1)을 웃돌았다. 특히 대전은 규제지역 지정 이전인 올 상반기 평균(29.58대1)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실제 두산건설이 부산시 동구 범일동 일대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전용 75㎡C형 분양권은 지난달 7억8475만원(27층)에 거래되며 2018년 분양당시 가격(3억7160만원)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포스코건설이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짓는 '남천 더샵 프레스티지' 전용 84㎡B형 분양권도 지난달 11억9025만원(4층)에 최고가를 기록해 지난해 9월 분양가 5억3100만원(4층 기준)보다 두 배 올랐고,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1208번지 일원에 짓는 '힐스테이트 사하역' 분양권 가격도 7억6792만원(19층)으로 1년 만에 분양가(4억7452만원)보다 61.8% 올랐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가 강화되고, 1순위 자격도 제한된다. 또 규제지역 1순위는 청약통장 가입 2년 이상, 무주택 세대주 또는 1주택 세대주, 과거 5년 이내 당첨된 적이 없어야 한다.
청약에 당첨됐다 하더라도 담보대출비율(LTV)이 제한되며, 분양금액에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투기과열지구는 그 자금의 출처도 밝혀야 한다.
이처럼 청약요건, 금융규제 강화 등 모든 것이 까다로워졌음에도 규제지역 내 청약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인한 '똘똘한 한 채' 열풍에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당 지역들은 대부분 입지여건이 좋고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실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지역 내에서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들의 경우 청약에 당첨되면 최고 수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
정부의 규제지역 지정 후 청약 경쟁률도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월 조정대상지역인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에서 분양한 '별내자이 더스타'는 1순위 청약에서 421가구 모집에 8만5593명이 몰려 평균 203.3대1, 최고 289.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평택 고덕국제도시에서 선보인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3차 센텀'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0.7대1, 최고 98.1대1을 보이며 전 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투기과열지구이자 조정대상지역이기도 한 서울의 경우 올해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70대1를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조정대상지역 내에서도 입지가 좋은 곳들은 치열한 청약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