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주당 35% 추가 차익 기회 놓쳤다"...7억불 벌고도 '슬랙 투자 실패'

2020-12-02 15:20
  • 글자크기 설정

소뱅, 3억3700만 달러 투입한 슬랙 지분 9월 초 처분해 10억불 현금화

당시 슬랙 주가, 주당 34달러...세일즈포스 합병으로 주당 46달러 가치

기업용 클라우드 기업 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의외의 패배자가 나왔다. 과거 슬랙에 대규모 지분을 투자했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간발의 차이로 미리 지분을 처분해 7억 달러(약 7706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고도 투자 실패론이 제기되고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지니스인사이더는 "슬랙의 주요 투자사였던 소프트뱅크가 지난 9월30일부로 모든 지분을 처분했다"면서 "불과 두 달 차이로 손 회장은 세일즈포스가 향후 지불한 '프리미엄' 인수가를 놓쳤다"고 전했다.

이날 세일즈포스는 277억 달러(약 30조6362억원) 규모에 달하는 슬랙과의 최종 인수·합병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170억 달러 정도로 평가받던 슬랙의 시장가치보다 100억 달러나 높은 가격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슬랙 주식 한 주에 대해 현금 26.79달러와 세일즈포스 보통주 0.0776주(약 19.07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전날인 11월30일 세일즈포스 주가의 종가(주당 245.8달러)를 기준으로, 같은 날 슬랙 주가는 한 주당 42.88달러였기에 주당 현금 환산액은 45.86달러에 달한다.

손 회장은 과거 2017년 10월 슬랙의 투자 라운드를 이끌면서 총 3억3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슬랙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주당 8.7~11.91달러에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소프트뱅크그룹이 사상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하며 손 회장의 비전펀드 투자 실패 책임론이 제기됐고, 손 회장은 4조5000억엔(약 48조원)에 달하는 자산 매각 방안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미국 3대 무선통신 업체인 티모바일과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ARM 등의 매각을 진행 중이며, 약 950억 달러 규모로 추정하는 확보한 현금으로 아마존과 애플·테슬라 등 미국 대형 기술주에 적극적으로 재투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손 회장은 슬랙의 지분도 처분하고 10억 달러가량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약 6억6600만 달러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8월~9월 초 나스닥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당시 슬랙 주가가 종전 최고 수준인 25~30달러를 넘어서자 매도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 9월1일 슬랙 주가의 종가는 주당 34.3달러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34.8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손 회장이 당시 슬랙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두 달을 더 기다렸다면, 주당 11.05달러, 퍼센트로 환산했을 경우에는 주당 34.88%의 추가 이익율을 더 거뒀을 것이란 추산이다.

한편, 이날 소프트뱅크가 슬랙을 처분한 현금 규모와 거의 엇비슷한 규모를 투입한 새로운 투자처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날 CNN과 블룸버그 등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7억8000만 달러(약 8616억 원)가량을 들여 스웨덴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회사인 '신치'(Sinch)의 지분 10%를 사들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신치는 기업에 메시지와 화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올해만 주가가 거의 300% 오를 정도로 유럽 증시에서 큰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화상 컨퍼런스인 '딜북 온라인 서밋'에서 손 회장은 자신의 투자 철학에 대해 자신 역시 여전히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으며 이에 너무 개의치 않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성공한 만큼 놓친 기회도 많았다"면서 과거 아마존의 상장 이전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로부터 30%의 아마존 지분 인수를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아마존은 현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웃음과 함께 "나는 너무 멍청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손 회장은 "나의 어리석음과 나의 무지, 나의 나쁜 결정을 받아들이고 나의 실수로부터 배우면 된다"면서 "나의 실패를 받아들이는 편이 더 좋은 결정이며, 이를 통해 더 현명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월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화상 컨퍼런스인 '딜북 온라인 서밋'에 참가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뉴욕타임스(NYT) 영상 캡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