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기존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체 기술 역량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비어만 사장은 2일 자사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남양연구소에서 리튬이온, 전고체 등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며 “때가 되면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체 전기차 배터리 출시 가능성을 묻는 데 대한 답이다. 다만 그 구체적 시점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기존의 협력업체들과 관계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어만 사장은 “우리는 글로벌 주요 배터리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의 독자적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가 될 준비는 마쳤지만, 기존 협력관계에 만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들과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처음으로 선보인 E-GMP의 특장점과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전했다. E-GMP는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 등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뼈대가 되는 기술집약적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E-GMP를 통해 수소전기차에 이어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 전기차와 다르게 전기차를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또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의 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실내 공간의 활용성도 혁신적으로 높아졌다. 지금까지 구조적인 한계로 불가능했던 새로운 자동차 실내외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듈화 및 표준화된 E-GMP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만들어 낸다는 방침이다.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성능 제품 등까지 예외를 두지 않는다.
비어만 사장은 “(E-GMP를 활용해) 현대차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기아차도 고성능 모델을 낼 것”이라며 “최우선순위는 아니지만 충분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만들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차그룹 따르면 E-GMP를 전기차에 적용하면 0→100㎞/h 도달시간 3.5초 미만, 최고 속도 260㎞/h 구현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E-GMP를 통한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협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비어만 사장은 “이미 협력에 대한 문의 받았지만, E-GMP를 다른 완성차업체와 공유하는 것을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면서도 “차량이 출시되고 고객들이 E-GMP의 잠재력에 대해 알게 되면 협력에 대한 요청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