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접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여야 의원 중 몇몇은 조 바이든 후보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한미의원 외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한파' 바이든...DJ '햇볕정책' 지지하기도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바이든 후보와 가장 인연이 깊은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두 사람은 1980년대 초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부터 교분을 쌓았다. 지한파로 불리는 바이든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햇볕정책’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김 전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2001년 청와대에서 김 전 대통령과 넥타이를 교환한 일화는 특히 유명하다. 대통령 경선에서 낙마한 바이든 후보는 2001년 청와대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넥타이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즉석에서 넥타이를 바꿔 멨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넥타이에는 수프 자국이 묻었지만, 바이든은 이를 지우지 않고 소중히 보관했다고 한다. 향후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행운의 상징으로 넥타이를 보관했다는 얘기다.
현 정부 인사 중에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97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면서 바이든 후보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도 바이든 후보와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바이든 '독대' 일화..."北비핵화·인권문제 조예 깊어"
현 정치권에선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007년 미 상원 개원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당시 부통령 당선인이었던 바이든 후보를 만난 인연이 있다. 송 의원은 “바이든은 굉장히 유연한 사람이고, 우리와의 대화 채널도 있다”면서 “김대중·클린턴 정부 때와 같은 파트너십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부인인 박정희 여사의 글을 공유했다. 박 여사는 조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인 2015년 7월 질 바이든 여사를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박 여사는 “미 대사관에서 주최한 리셉션에 초대받아 질 바이든 여사를 가까이서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날은 나에게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내가 2년 동안 매달려 있었던 프로젝트, 조제타 셔우드 홀 할머니의 책을 처음으로 받아 든 날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2008년 8월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바이든 후보를 독대해 차담을 나누기도 했다. 박 의원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한미관계를 중시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북한 비핵화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어 말이 잘 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