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억원의 로또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터진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삼성월드타워아파트가 주인공이다. 회사 측이 금융사 부동산 투기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익을 남기지 않고 산 가격에 되팔겠다는 입장이어서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이지스자산운용은 삼성월드타워 한 개 동에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28가구의 공개입찰을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처분 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오는 8~12일까지 진행한다. 최종낙찰자는 추첨을 통해 13일 선정된다. 신청자는 1개호실만 입찰 가능하며 적격신청자가 2인 이상인 호실은 예비낙찰자를 5인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월드타워는 지하철 7호선·분당선인 강남구청역과 도보 2분 거리(약 200m)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다. 14층 1개동, 46개 가구(전용면적 59㎡ 주택형 20가구·전용 84㎡ 26가구)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로 1997년 준공돼 올해 25년차를 맞았다. 회사 측은 이 아파트를 리모델링 후 임대주택으로 내놓기 위해 지난 6월 420억원에 매입했다가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비판에 휩싸이면서 사업을 중단했다.
낙찰자로 선정되면 약 5억~7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삼성월드타워 인근에 있는 23년차 삼성한솔아파트는 전용 59㎡이 지난 6월 13억4000만원에 거래된 뒤 현재 호가가 15억5000만원대로 뛴 상황이다. 입지조건이 비슷한 삼성현대아파트(입주 22년차) 전용 59㎡도 지난 6월 14억5000만원에 실거래됐고,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17억6000만원에 팔렸다.
그러나 서울 등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시가 9억원까지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9억원 초과 15억원 미만은 20%를 적용하기 때문에 전용 59㎡는 현금 약 5억원, 전용 84㎡는 현금 7억원 이상을 가져야 살 수 있다. 특히 삼성동은 토지거래허가지역이라 2년간 실거주해야하기 때문에 전세를 낀 갭투자는 불가능하다.
해당 입찰에 참여하고 싶으면 매매대금의 10%가량의 보증금을 오는 12일까지 납부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낙찰자로 선정되면 토지거래계약허가 신청서, 토지취득자금 조달계획서, 토지용계획서 등을 강남구청에 제출한 뒤 허가 처분을 받고 본격적인 매매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잔금은 오는 12월 22일까지 납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