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방영을 앞둔 MBC '트로트의 민족'은 전국 팔도에서 트로트를 가장 잘 부르는 '진짜 트로트 왕'을 뽑는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MBC 김준현 피디는 "똑같은 프로그램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MBC의 역할은 아니다"며 기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과 선을 그었다.
그는 "광의의 트로트는 4분의 4 뽕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좋아하는 가요의 재발견으로 어, '이런 노래가 있었어? 그런데 좋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옛 가요를 발굴하는 동시에 기존 트로트 오디션에서 많이 보았던 참가자들이 아니라 진짜 일반 참가자들을 참가 시켜 신선함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트로트라는 장르에 국한되기 보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옛 가요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다양한 일반인들을 출연시켜 사람 냄새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처럼 ‘트로트의 민족’은 ‘신개념 지역 유랑 서바이벌’이라는 차별화된 포맷을 내세웠다. MBC의 지역 방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트로트 스타를 발굴한다는 계획 하에 각 지역별 대항전을 펼치는 콘셉트다. 특히 지역 출신 트로트 가수와 심사위원들이 ‘찾아가는 오디션’을 만들어, 직접 원석을 발굴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김준현 피디는 “지난 8월 20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았는데 너무나 많은 실력자들이 몰려서 예선 심사를 앞당겨 진행했다. 22~23일 부산과 광주, 서울 상암에서 수많은 참가자가 몰린 가운데 심사가 있었다. 트로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 정도로 뜨거울 줄 몰랐다”고 밝혔다.
김 피디는 "지방마다 찾아다니며 오디션을 진행하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코로나로 인해 한꺼번에 참가자들을 모아놓고 진행할 수도 없어 장소와 시간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혹자는 뭘 그렇게 복잡하게 하느냐 지방마다 찾아다닐 게 뭐가 있느냐는 비판도 했지만 지방 곳곳을 찾아다닌 결과 확실히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랄까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피디는 "코로나 때문에 며칠씩 오디션을 나눠서 보고 서울로 올라와서 또 오디션을 진행하는 등 참가자들도 스태프들도 모두 너무 고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 모두 열정에 넘쳤다. 철저히 방역을 지켜가며 진행하다보니 더 힘들었다"고 코로나 속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의 어려움도 살짝 토로했다.
김 피디는 "나는 가수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음악프로그램은 MBC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예선에서 도대체 이게 무슨 노래야 싶을 정도로 옛날 노래, 개화기 가요를 부른 분도 계셨고 트로트를 아카펠라로 소화하기도 하고 옛 가요를 젊은이들이 새롭게 해석하고 소비하는 모습을 보며 충분히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나가수는 '우리가 보여주는 감동을 받아'라는 식으로 다소 고압적인 시선이었다면 트로트의 민족은 '우리 부서 김 부장 저 친구가 저렇게 노래를 잘했어?'라는 생각이 드는 친근하고 부담 없이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로트의 민족 MC를 전현무가 맡은 것과 관련해 전현무는 JTBC '히든싱어‘ ’팬텀싱어‘, SBS ’K팝 스타‘ 시리즈 등 인기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진행을 도맡아 온 MC이다 보니 역시 식상함을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도 제기됐다. 이같은 걱정에 대해 김 피디는 "잘하는 사람이 진행을 맡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류현진이 자주 등판한다고 해서 류현진 빼고 야구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서바이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현무가 가장 그 맛을 잘 살려 진행해 줄 수 있는 MC이기 때문에 선발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마지막으로 김준현 피디는 트로트의 민족 관전 포인트에 대해 "MBC만의 색깔이 가미된 음악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옆에 있는 사람이 부르는 듯한 트로트, 흐믓하게 지켜볼 수 있는 음악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