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발 '빈익빈부익부'…아시아 역내 K자형 회복

2020-09-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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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높을수록 증시와 경제 강한 회복력 보여

정부 방역 능력도 통화·주식 가격 상승에 기여

코로나19 팬데믹 속 국가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3일 국가 간 경제구조와 방역능력의 차이로 부유한 이들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이들은 더 가난해지는 이른바 K자형 회복의 모습이 아시아 역내에서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인당 GDP가 높은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주식과 통화 가치가 오르고 있지만 가난한 국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투자금 유출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문제는 이같은 격차가 향후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빈국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해 경기 침체가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연구에 따르면 17개 신흥국 시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주식시장을 흔들었던 올해 1월 20일부터 최근까지 GDP 규모와 주가상승률은 42%, 통화가치 상승과의 연계성은 31%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아시아에서 GDP가 더 높은 국가일수록 팬데믹 국면에서 주가상승률이 더 높았으며, 통화가치도 더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노무라 홀딩스의 롭 수바라만 매크로리서치 글로벌 부문장은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는한 K자형 차이는 계속될 것이고, 가난한 국가들에게는 빠른 부채 상승과 심각한 경기침체, 부채비용 등이 점점 더 많이 부담될 것이고 일부 금융위기나 채무재구성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전세계는 코로나19 패닉 속에서 증시 급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후 양상은 국가마다 다르다. 일부 국가들의 주식은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블룸버그는 "국민소득이 높은 일부 국가는 첨단기술과 유연하고 발빠른 대처를 통해 경제봉쇄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재정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고 병원, 테스트센터, 격리시설 등을 충분히 확충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해왔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대표적인 예로 한국과 폴란드 같은 국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을 최소화했다고 지적했다. 경제봉쇄를 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만으로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던 국가들은 주식시장과 통화시장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가 간의 빈부 격차는 아시아에서 가장 넓게 나타나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1인당 GDP가 1만 달러가 넘어가는 중국,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4개국에서의 주식상승률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과 같은 국가들에 비해서 20% 정도나 더 높았다"면서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넘어가는 국가들은 증시에 상장된 IT 기업이 더 많기도 했으며, 정부가 팬데믹 대응을 위해 적극적 부양에 나선 점들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팬데믹 대응을 위해 전체 GDP의 14%에 달하는 약 2280억 달러를 부양자금으로 집행했다. 반대로 필리핀 정부는 지난 6월 통과된 27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집행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리핀 주식시장은 올해 25% 이상 하락하면서 지역 내에서 최악의 성장을 기록했다. 인도, 태국 등 일부 국가들은 환율 붕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감염자 수가 줄어들고, 정책적 대응이 유연하며, 탄탄한 보건 서비스를 가진 국가들은 향후에도 경제 회복에서 선두를 지켜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덧붙여 향후 백신 부족이 발생할 경우 빈국들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유한 국가일수록 백신에 대한 접근과 확보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백신 확보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한다면 경제적 간국은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매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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