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의 명과 암] 누군가에겐 가깝게 누군가에겐 멀어진 문화

2020-09-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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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정보격차’에 따른 ’문화 격차' 막기 위해 공공의 역할 중요

지난 8월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SK아트리움에서 무용수들이 2020 수원발레축제 무관중 온라인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레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캣츠’의 온라인 공연이 시작됐다. 유튜브 채널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에서 48시간동안 1998년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다. 대표 넘버인 ‘메모리’(Memory)가 인상적이다. 뒤로 넘겨서 듣고 또 듣는다. 클로즈업 된 배우의 생생한 표정이 또 다른 감동을 선물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을 강조하는 언택트(Untact) 시대는 문화를 즐기는 방식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시켰다. 공연뿐만 아니라 미술 전시 등도 온라인 영상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담당 큐레이터의 설명까지 함께 들으니 전시가 더욱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존재한다. 온라인 문화콘텐츠가 긍정적인 면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정보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도 문화를 접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경우 시간별 인원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라인을 통해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미술관 앞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디지털 정보격차’로 인한 ‘문화 소외’를 막기 위해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은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 등을 위한 ‘책나래서비스’와, 인쇄자료를 장애유형에 따라 변환한 전자점자자료 등을 제공한다. 수어영상도서의 온라인원문시스템, 실시간 화상 수어 상담 시스템 등도 갖추고 있다.

또한 문체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잠정 중단 중인 숙박‧여행‧공연‧전시‧영화‧체육 6개 분야의 소비할인권 배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비교적 관람객의 연령대가 높은 전시의 경우 오프라인 할인도 받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또한 온라인 공연의 활성화는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공연의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나 아동·청소년극의 온라인 공연 경우 조금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들이 온라인 공연에 너무 익숙해져버리면, 오프라인 공연 경험 기회가 점점 줄어들 것이다.

부모님 손을 잡고 공연장에 가 또래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추억을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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