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중국 제일재경(第一財經)에 따르면 전날 중국 건설은행의 모바일 앱에 ‘디지털 지갑 충전’과 ‘디지털 위안화’라는 하위 메뉴가 추가됐다. 대금 결제와 수령, 이체와 삭제 등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동된 은행 카드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디지털 위안화를 활성화할 수 있는 메뉴다.
다만 대다수 지역에서 해당 메뉴를 클릭하면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라는 메시지가 표시된다고 제일재경은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시범 서비스인 셈이다. 중국의 4대 국영은행은 선전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지갑 앱의 내부 테스트를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건설은행은 일부 중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모바일 뱅킹에 디지털 위안화 관련 기능을 테스트 실시했으며, 현재 이 테스트는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은행은 “아직 디지털 위안화의 발행은 연구 단계에 있으며 이번 테스트가 위안화 발행이나 금융시장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건설은행의 이번 '디지털 지갑' 서비스는 이미 세부 기능과 구성을 마쳤다. 제일재경은 소식통을 인용해” 디지털 지갑은 충전과 지불 한도에 따라 1~4종으로 구성될 것이며, '2종 지갑'의 경우 1만 위안(172만원)까지 보관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기능을 밝혔다. 이어 “건당 지불 금액은 그 절반인 5000위안으로 제한된다”고도 설명했다.
중국은 올 들어 디지털 위안화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14에도 중국 상무부는 베이징과 인근 톈진, 허베이를 비롯해 창장 삼각주, 홍콩·마카오와 광둥성 주요 도시를 묶은 웨강아오 대만구에서 디지털화폐 테스트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디지털화폐 시범운영을 보장할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전면 심화 시범지역은 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 선전, 광저우, 청두 등 28곳이다.
물론 아직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정식 출시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25일 쑨궈펑(孫國峰) 인민은행 통과정책국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위안화 정식 도입엔 아직 정해진 시간표가 없다"면서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 연구와 시험 업무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의 눈높이 낮추기에 나선 것이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도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앤트그룹은 "디지털위안화 연구 개발에 회사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디지털 위안화가 언제 나올지 시간표가 없어 이 프로젝트가 회사 업무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디지털 위안화는 본원통화(M0)의 지위를 가져 일반적인 전자 결제 도구와 같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