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코로나19 한파 속에서도 중국 증시 상장사들의 매출·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등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경제 지표가 더 호전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4일 중국경제망과 금융시보 등에 따르면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의 A주 상장사들이 속속 반기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현재까지 반기 성적표를 내놓은 1100개 상장사 중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612개사로 55.73%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분기 경제 활동이 사실상 마비됐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총 매출액은 3조3800억 위안으로 5.63% 늘었고, 총 순이익은 2715억7000만 위안으로 11.65% 증가했다.
124개사는 순이익이 100% 이상 급증했고 반도체 기업 윌세미와 스마트폰 부품업체 어우페이광, 식품기업 하오샹니 등 12개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가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컴퓨터 설비, 의료기계 분야의 상장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오피스, 마스크, 진단 키트 제조업체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식품주가 '재택 경제'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궈하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조업 재개가 이뤄진 뒤에도 불안감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식당 음식을 대체할 수 있는 인스턴트·훈제 식품과 유제품, 간식 등의 소비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스낵류를 주로 만드는 옌진푸즈는 올 들어 주가가 282% 올랐고 산취안식품(149.37%), 여우여우식품(96.67%), 차차식품(95.13%)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경제 위기에 대비한 군살 빼기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증권보는 "주력 사업의 매출 증가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원가 통제, 재무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며 "잉여 자산 매각에 나선 기업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기회복 가속화, 하반기가 더 좋다
궈카이증권의 쑨정(孫征) 애널리스트는 "2분기 들어 국내 전염병 확산이 통제되고 경제도 회복되면서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며 "3분기에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았던 업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시작을 알리는 7월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일제히 살아났다.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4.8% 증가한 가운데 장비 제조업(13.0%)과 첨단기술 제조업(9.8%)의 회복세가 눈에 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3.5% 증가했고,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1% 줄어 감소폭이 전월보다 0.7%포인트 축소됐다. 화물 수출입 총액은 6.5% 급증했다.
중인증권의 장샤오자오(張曉嬌) 애널리스트는 "7월 고정자산투자가 예상치에 부합했고 특히 인프라·부동산·제조업 투자가 활발했다"며 "국내 경제의 업그레이드 공간이 비교적 크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일부 경제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친 건 중국 남부를 휩쓴 홍수 영향이 큰 데 이 또한 하반기 투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시대증권은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할 만한 근거로 △상반기 대비 수출 증가율 제고 △소비 규제 완화로 인한 서비스업 반등 △10월 말 지방채권 발행 완료에 따른 대규모 자금 투입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꼽았다.
싱정증권 전략연구단은 보고서를 통해 "원자재와 공산품, 소비재 등 일부 업종의 재고 보충 시기가 도래해 관련주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감세와 비용 면제, 첨단기술 업종 보조 등 정책적 지원 방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