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숭덩숭덩" 코로나19 후유증 더 무섭다

2020-08-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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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리사 밀라노 SNS & 박현 교수 페이스북]


광화문 집회 후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명대로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많다. '설마 감염되겠어?'라고 생각에서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후유증으로 괴롭다고 말하고 있다.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인 부산 47번 확진자 박현 교수는 페이스북에 '부산47'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겪고 있는 후유증 5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조금만 집중해도 머리가 아플 뿐 아니라 방금 했던 일이나 하려던 일도 기억하지 못 하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 또 가슴 통증은 여전히 왔다 갔다 한다. 앉아 있으면 불편하고 누워서 쉬어야 하지만 누우면 또 다른 불편함이 있다. 배 통증도 여전하다. 속 쓰림 증상이 있고, 맹장 쪽에도 가끔 통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붉은 색으로 변했던 건 많이 나아졌지만 요즘도 갑자기 피부가 보라색으로 변하고 보라색 점도 생긴다. 건조증도 문제다. 5월 반팔 반바지를 입었다가 노출된 부위만 피부건조증이 심해졌고, 선풍기 바람에 조금만 노출돼도 노출된 부위에 피부 건조 증세가 나타난다. 만성피로는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좋았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한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AC밀란의 레전드였던 전 축구선수 파올로 말디니 역시 언론사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해 언급했다. 말디니는 지난 4월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무척 고통스러웠다. 근육통이 심했고, 열이 계속 났다. 아무 맛이나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완치 판정을 받은 후에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말디니는 "운동을 하기에 힘이 든다. 혼자 트레이닝을 시도했지만 10분 만에 정말 죽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나이 때문이 아니라 감염 이후 이렇게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할리우드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SNS를 통해 후유증을 직접 보여주는 영상을 올렸다. 머리를 감은 후 빚으로 머리를 빗자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졌다. 또한 여전히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코로나19 회복 환자 중 87.4%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탈리아 제멀리대학 연구 결과가 미국 의사협회지에 실렸다. 이들은 호흡곤란, 관절통, 기침, 미·후각 이상, 식욕 부진 등 후유증에 길게는 수개월 이상 시달리고 있다. 미국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35%가 완치 판정 2~3주가 지나도 이전의 건강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저질환이 없는 18~34세 청년층의 20%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 역시 CNN방송을 통해 "젊은 층의 경우 감염됐다가 증상이 나아져도 후유증이 오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보니 박 교수는 완치자라는 표현 대신 회복자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는 후유증을 치료하는 전문 클리닉이 생기거나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이 같은 국가적 차원의 후유증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397명(지역발생 387명·해외유입 10명) 늘어 누적 1만 7399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누적 확진자는 796명으로 늘었고, 광화문 집회 확진자도 104명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뿐 아니라 13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재확산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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