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4·5계획에 직할시 선정하나...카슈가르·선전·칭다오·다롄 언급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지리과학자원연구소(이하 연구소)와 지역지속가능발전분석·실험실(이하 실험실)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 카슈가르, 선전, 칭다오, 다롄을 직할시로 승격하는 방안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오는 10월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를 열고 2021∼2025년 시행할 14차 5개년 계획 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5년 단위로 중장기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해 집행하는데, 직할시 선정을 핵심 계획으로 지정하자는 얘기다.
연구소와 실험실은 "행정구 간 악성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베이징, 광저우 등 직할시처럼 일부 도시를 직할시로 승격해 행정구역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제안이 파격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번에 직할시가 선정되면 약 20여년 만에 직할시로 승격되는 도시가 탄생하는 것이고, 또 중국에서 직할시라는 행정단위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직할시는 성(省)과 동격의 일급 행정구역으로, 현재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충칭(重慶) 등 4개 도시만 직할시로 지정됐다. 지난 1997년 충칭이 중국의 네 번째 직할시로 지정된 이래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은 다섯 번째 직할시를 선정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난징·시안·쑤저우·칭다오·우한·다롄 등 최소 10개 도시가 다섯째 직할시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카슈가르가 직할시 승격되면 '국가안보' '일대일로' '경제발전' 세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어"
카슈가르는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이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인 왕양이 이끄는 그룹이 가장 먼저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도시인 카슈가르의 도시화에 박차를 가하면 국가안보는 물론,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경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영토의 서쪽 끝인 키르기스스탄 국경과 인접한 카슈가르의 총면적은 16만2000㎢, 인구는 약 51만명이며 위구르족 비중이 92%에 달한다. 약 360만명 인구의 75%가 한족인 주도(州都) 우루무치와 달리 위구르족 비율이 높아 분리독립 정서가 가장 강한 곳으로 꼽힌다.
펑파이신문은 카슈가르가 직할시로 승격되면 분리독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카슈가르의 직할시 지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카슈가르가 직할시가 되기에는 관련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하고 경제가 상대적으로 매우 낙후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카슈가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鳥魯木齊)의 4분의1 수준인 3250달러(약 386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정치·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준(準)군사조직인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카슈가르가 직할시로 지정될 경우 관할 문제를 놓고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전, 후이저우와 묶여 직할시로 승격?
실제로 선전과 둥관, 후이저우와 묶으면 인구나 면적, 경제규모 방면에서 직할시 조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선전의 총면적은 1996.85㎢, 인구는 1343만명에 달한다. 인근 후이저우와 묶이면 면적은 1만3000㎢ 이상, 인구는 1700만명에 육박하게 된다. 이는 여타 직할시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 경제규모로도 지난 2019년 기준 선전시 GDP는 약 3732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선전이 직할시로 승격될 경우 바로 옆에 있는 광둥성 성도 광저우(廣州)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선전시가 직할시로 승격돼 중앙정부 관할로 들어갈 경우 정책결정권이 제약을 받아 선전시의 혁신 발전이 오히려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