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총리, 도망가지 마세요! 총리!"
지난 4일과 6일(현지시간) 이틀 내리 앵무새처럼 같은 답변만 되풀이한 후 휙 돌아서 서둘러 퇴장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모습 뒤로 총리 관저 담당 기자가 애타게 항의했다.
#1. 6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5주년 위령식에 참석한 뒤 49일 만에 공식 기자회견을 연 아베 총리는 "즉시 비상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매일 회견을 열고 설명하도록 하겠다"란 말을 끝으로 16분 만에 황급하게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런 총리 뒤로 기자는 "총리, 그래도 국민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급해진 기자회견 진행자는 서둘러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기자의 외침을 가렸다.
#2. 앞서 4일 총리 관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총리가 일과 중 관저 로비나 마당에서 대기하던 취재진과 짧게는 1~2분에서 길게는 10분 사이의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일본 특유의 취재 문화인 '부라사가리(ぶら下がり, 매달리다) 회견' 자리였다.
아베 총리는 "임시국회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코로나 대책을 포함해 여러 과제를 확실히 정리한 뒤에 여당과 상의해 대응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끝으로 황급히 뒤돌아서자, 한 기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습니다, 총리! 국회에서 확실히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하고 항의했다. 이내 보좌진은 아베 총리의 뒤를 둘러쌌고 총리는 관저 내부로 걸어갔다.
그 모습 뒤로 기자는 "총리, 도망가지 마세요! 총리!"라고 외쳤다. 평소에도 부라사가리 회견을 꺼려한다던 아베 총리였지만, 이날의 장면은 이례적인 모양새였다.
#3. 4일과 6일 당시 아베 총리의 뒷모습과 기자의 외침은 TV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지만, 이후 각 일본 방송사 유튜브에 올라온 기록 영상은 일제히 아베 총리가 뒤돌아서자마자 황급히 끝나버린다. 영상들엔 하나 같이 총리를 향해 '도망가지 말라'는 기자의 외침은 담기지 않았다.
지난 5일 일본 지역지인 홋카이도신문은 이와 같은 아베 총리의 최근 행보를 두고 '세 가지가 없다"고 꼬집어 논평했다.
이날 홋카이도신문은 "아베 정권이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국민에게 '3밀(3密)'(밀집·밀접·밀폐)을 피하라는 자숙을 요청하면서, 아베 총리 자신은 '3무(3無)'의 '색다른 자숙'을 실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이 요구 중인 코로나19 대책 논의를 위한 임시국회 개최가 없고 △매주 이어지는 야당의 의회 참석 요구에도 총리의 의회 출석이 없으며 △일본의 코로나19 재유행세가 완연함에도 지난 6월 18일 회견을 끝으로 이후 공식 기자회견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이 비판적으로 보도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대신 현재 일본 내각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총괄하는 니시무라 장관이 100일 연속 공식 회견을 하고 있어도 "일국의 수상이 발언하는 것과는 중량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실제 니시무라 장관이 명절 귀성 행렬을 두고 발언한 방역 방침이 일본 정부 공식 대변인인 스가 장관의 입장과 엇갈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전날인 4일 "각료마다 말하는 것이 어긋나,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면서 "아베 총리가 한시라도 빨리 퇴진해, 새 총리 아래에서 일관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나라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고, 여당인 자민당 내 한 간부는 신문에 "정치라는 '장사'는 도망치고 있으면 성립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풀어냈다.
앞서 3일 아사히신문은 자체 분석을 통해 아베 정권의 굳건한 지지층이었던 30대 유권자들도 아베 총리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12월 아베 총리의 재집권 후 지난달까지 111차례의 자체 여론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30대 층의 지지율이 올해 1∼7월 평균 38%를 기록해 매년 같은 기간 평균치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5월 조사에서 30대의 아베 내각 지지율은 27%를 기록해 전체 평균(29%)을 밑돌았고, 비지지율은 45%에 달했다.
이는 앞서 아베 정권이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2018년 3월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당시 30대의 지지율은 37%를 기록해 전체 평균(31%)을 상회하고 비지지율은 39%가 나와 지지율과 비판 여론 간 차이가 가장 적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경향이다.
아사히 신문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부서지기 시작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붕괴세가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문의 가장 최근 조사인 7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3% 집권 자민당의 지지율은 30%를 기록한 상태다.
지난 4일과 6일(현지시간) 이틀 내리 앵무새처럼 같은 답변만 되풀이한 후 휙 돌아서 서둘러 퇴장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모습 뒤로 총리 관저 담당 기자가 애타게 항의했다.
#1. 6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5주년 위령식에 참석한 뒤 49일 만에 공식 기자회견을 연 아베 총리는 "즉시 비상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매일 회견을 열고 설명하도록 하겠다"란 말을 끝으로 16분 만에 황급하게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런 총리 뒤로 기자는 "총리, 그래도 국민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급해진 기자회견 진행자는 서둘러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기자의 외침을 가렸다.
아베 총리는 "임시국회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코로나 대책을 포함해 여러 과제를 확실히 정리한 뒤에 여당과 상의해 대응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끝으로 황급히 뒤돌아서자, 한 기자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습니다, 총리! 국회에서 확실히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하고 항의했다. 이내 보좌진은 아베 총리의 뒤를 둘러쌌고 총리는 관저 내부로 걸어갔다.
그 모습 뒤로 기자는 "총리, 도망가지 마세요! 총리!"라고 외쳤다. 평소에도 부라사가리 회견을 꺼려한다던 아베 총리였지만, 이날의 장면은 이례적인 모양새였다.
#3. 4일과 6일 당시 아베 총리의 뒷모습과 기자의 외침은 TV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지만, 이후 각 일본 방송사 유튜브에 올라온 기록 영상은 일제히 아베 총리가 뒤돌아서자마자 황급히 끝나버린다. 영상들엔 하나 같이 총리를 향해 '도망가지 말라'는 기자의 외침은 담기지 않았다.
지난 5일 일본 지역지인 홋카이도신문은 이와 같은 아베 총리의 최근 행보를 두고 '세 가지가 없다"고 꼬집어 논평했다.
이날 홋카이도신문은 "아베 정권이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국민에게 '3밀(3密)'(밀집·밀접·밀폐)을 피하라는 자숙을 요청하면서, 아베 총리 자신은 '3무(3無)'의 '색다른 자숙'을 실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이 요구 중인 코로나19 대책 논의를 위한 임시국회 개최가 없고 △매주 이어지는 야당의 의회 참석 요구에도 총리의 의회 출석이 없으며 △일본의 코로나19 재유행세가 완연함에도 지난 6월 18일 회견을 끝으로 이후 공식 기자회견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이 비판적으로 보도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대신 현재 일본 내각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총괄하는 니시무라 장관이 100일 연속 공식 회견을 하고 있어도 "일국의 수상이 발언하는 것과는 중량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실제 니시무라 장관이 명절 귀성 행렬을 두고 발언한 방역 방침이 일본 정부 공식 대변인인 스가 장관의 입장과 엇갈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전날인 4일 "각료마다 말하는 것이 어긋나,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면서 "아베 총리가 한시라도 빨리 퇴진해, 새 총리 아래에서 일관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나라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고, 여당인 자민당 내 한 간부는 신문에 "정치라는 '장사'는 도망치고 있으면 성립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풀어냈다.
앞서 3일 아사히신문은 자체 분석을 통해 아베 정권의 굳건한 지지층이었던 30대 유권자들도 아베 총리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12월 아베 총리의 재집권 후 지난달까지 111차례의 자체 여론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30대 층의 지지율이 올해 1∼7월 평균 38%를 기록해 매년 같은 기간 평균치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5월 조사에서 30대의 아베 내각 지지율은 27%를 기록해 전체 평균(29%)을 밑돌았고, 비지지율은 45%에 달했다.
이는 앞서 아베 정권이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2018년 3월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당시 30대의 지지율은 37%를 기록해 전체 평균(31%)을 상회하고 비지지율은 39%가 나와 지지율과 비판 여론 간 차이가 가장 적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경향이다.
아사히 신문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부서지기 시작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붕괴세가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문의 가장 최근 조사인 7월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3% 집권 자민당의 지지율은 30%를 기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