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선제적 금리인상 폐기에 무게"...물가상승률 초과달성 용인할 듯

2020-08-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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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과도한 물가상승을 막기 위한 선제적 금리인상 전략을 폐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신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약간 상회하는 것을 한동안 용인함으로써 금리에 한층 유연하게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지난해 시작한 정책결정 전략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면서 이 같은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 검토 중인 변화는 궁극적으로 시장에 금리가 아주 오랫동안 낮게 유지될 것임을 알리는 것이다. 이르면 오는 9월 15~16일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평균 2%를 가리켜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해부터 초저금리 시대에 경제가 악화하는 데 대처하는 능력을 보강하는 방법을 고심하면서 금리결정 전략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미 일본과 유럽에선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렸지만 좀체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인플레도 오르지 않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 경제를 덮치고 연준이 긴급 대책을 쏟아내면서 금리결정 전략 논의에도 속도가 붙었다.

WSJ은 시장에서 장기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 시장도 연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연준이 2% 인플레 목표를 공식적으로 채택한 건 2012년이다. 이후 연준은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중에 반영된다는 이유로 인플레가 2%를 가리키거나 약간 못 미치더라도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었다. 그러나 "이제 연준의 메시지는 '정책 효과가 지체될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가 워낙 낮기 때문에 목표를 웃돌아도 괜찮다'는 것"이라고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금리 전략가는 설명했다.

최근 연준 정책위원들 역시 이런 신호를 발신해왔다. 지난달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준이 수익률 관리 곡선 정책을 도입하고 2% 인플레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현재 제로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게 경기 부양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이사는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올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달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인플레가 우리의 2% 목표를 향해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이상적으로는 약간 초과 달성할 때까지" 저금리 유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연준은 실업률이 너무 낮아질 경우 1960년대처럼 원치 않는 수준의 인플레를 야기할 수 있음을 우려해왔으나 올해 2월 실업률이 반세기 만에 최저까지 떨어질 때도 우려하던 인플레가 나타나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WSJ은 지적했다. 타이트한 고용시장으로 인한 인플레를 우려해 섣불리 금리를 인상했다간 고용시장 확장까지 방해할 수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연준이 고용과 인플레 사이 균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면서 "몇 년 전 연준의 시각과 무척 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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