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릴 시간 없어" 8조 영업익에도 채찍질한 이재용

2020-07-3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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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8조1463억원 영업익 기록…엄청난 성과지만 한편으로 아쉬움

이재용, 반도체 패키징하는 온양사업장 찾아 현장경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도전해야 도약할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삼성전자 충남 온양사업장을 방문해서 꺼낸 얘기다. 이 부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혁신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작년 대비 23% 증가한 8조14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부회장은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반도체 분야가 격변하는 상황에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하자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8조원대 영업이익은 엄청난 성과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만 없었다면 더 좋지 않았겠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삼성전자가 6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을 탈환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이 방문한 온양사업장은 반도체의 후공정인 패키지 기술을 개발한다. 패키징은 회로가 새겨진 반도체 웨이퍼와 전자기기가 서로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반도체 칩을 포장하는 기술이다.

이번 방문은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의 마지막 공정까지도 세심하게 챙기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말에 패키지 제조와 연구조직을 통합해 TSP(테스트 앤드 시스템 패키지) 총괄조직을 신설하고, 2019년에는 삼성전기의 PLP(패널 레벨 패키지)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차세대 패키징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현장 경영을 지속하며 삼성의 초격차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을 방문했고, 16일에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았다. 이후 21일에는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를 방문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미래차 분야 협업을 논의했다.

반도체 시장은 선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각변동 움직임이 감지된다.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인 인텔은 7나노 CPU를 직접 생산하는 것을 미룬다며, 일부 칩을 다른 업체에 위탁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엔비디아, AMD 등 업체도 상반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 폭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은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매각을 준비 중이다.

이에 이 부회장은 조직이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혁신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삼성전기 방문에서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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