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피터 베닝크 ASML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어 ASML의 공급사 자이스(ZEISS)의 칼 람프레히트 CEO 등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인맥 경영' 행보로 오랜 기간 정체됐던 '뉴삼성' 시계추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2020년 이동통신 세계 1위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이 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의 인연이 계약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적극적인 현장경영으로 고객사 확보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00개 이상의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2028년 200개사가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AA 모빌리티 2023(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이어 올해 '202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도 참가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이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저커버그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삼성 경영진을 찾아 AI 반도체 생산 공동 투자, 파운드리 협력 등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며 '제2반도체 신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호아킨 두아토 J&J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CEO들과 연쇄 회동하며 파트너십을 확대한 바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위탁생산(CMO) 부문에서 세계 1위 생산능력을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생산능력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외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 철학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인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 정례 교류회를 주재하며 미래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LJF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일본 내 △반도체 △휴대폰 △TV 등 IT업계 기업들과의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해 1993년 시작된 모임이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과 만나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