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3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KT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이뤄온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하고, 차별화된 클라우드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형 디지털 뉴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KT는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자사가 보유한 AI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IoT(사물인터넷) 등 혁신 서비스를 고객사가 한 번에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인 'AI/DX 플랫폼(가칭)'을 오는 10월 내놓는다. 클라우드가 기반이기 때문에 고객사에게 맞춤형 혁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AI/DX 플랫폼은 현재 KT가 내부에서 실제 사용 중인 플랫폼이다.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상품으로 개선된 플랫폼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고객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김주성 KT 클라우드사업 담당 상무는 "이미 KT의 모든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가 직접 쓰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만들어온 플랫폼을 상품화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윤동식 KT 클라우드·DX사업단장도 "기존에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때 다양한 개발 작업을 거쳐야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AI 플랫폼은 데이터만 투입하면 자동으로 AI가 학습을 시켜주기 때문에 고객사들은 쉽고 편리하게 혁신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KT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구축형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1위라는 경쟁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디지털 뉴딜을 계기로 정부·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공공 부문을 집중 겨냥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KT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공공뿐만 아니라 금융과 의료 분야 데이터 산업도 데이터3법 통과를 계기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민감정보로 분류돼 활용에 제약이 많았던 금융과 의료 분야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는 이미 지난해 5월 하나은행 금융플랫폼 구축사업을 수주했으며, 국내 최초로 금융 클라우드 가이드라인 141개를 모두 통과한 높은 수준의 기술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전략의 일환으로 KT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3세대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3세대 클라우드 서비스는 두 개 이상의 서비스형 클라우드를 연결해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형 클라우드와 구축형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을 지원한다. 여러 클라우드를 동시에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공공과 금융 분야 특유의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모든 산업 분야에 AI 도입이 늘어나면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KT도 지난 10년간 쌓아온 클라우드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생태계를 키우고 정부의 한국형 디지털 뉴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KT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충남 천안에 클라우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2015년에 국내 최초 공공기관 대상 G-클라우드 출시, 2017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출시, 2019년 국내 최초 금융 클라우드 전용 존 구축, 세계 최초 5G 기반 에지 클라우드 등을 선보이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이끌어 왔다.
KT는 올해 10월 준공을 앞둔 용산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전국 13곳에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를 보유하고 있다. 6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CDC)와 서울 혜화동, 부산에 위치한 2개 에지 클라우드도 운영 중이다. KT는 전국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7000여 기업∙공공 고객을 확보하고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의 70% 이상을 선점한 상태다.
특히 KT가 클라우드 분야에서 '플랫폼'을 강조하는 이유는 플랫폼이 고객 삶의 변화를 이끌고 다른 사업분야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기반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현모 KT 사장은 최근 사내 구성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KT는 통신 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통신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야 지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라우드와 5G 통신, AI, 빅데이터는 타 산업의 DX를 이끄는 핵심 인프라"라며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그 잠재력을 현실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